구자용 교수
구자용 교수가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구약학회

한국구약학회가 지난 16일 ‘구약성서와 지혜’라는 주제로 제114차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구자용 교수(주안대학원대)가 나서 ‘삶의 교훈으로서의 구약의 지혜: 잠언과 전도서의 지혜가 드라마화된 다윗의 왕위계승사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으며, 발표와 논찬은 유튜브, 토론은 줌(Zoom)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됐다.

구 교수는 “구약의 지혜는 삶과 깊은 관계가 있다. 지혜문학서인 잠언 욥기 전도서에는 삶과 밀접히 연관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구약의 지혜를 삶의 교훈으로 규정한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며 “교훈은 앞으로의 행동이나 생활에 지침이 될 만한 것을 가르침 또는 그런 가르침으로 정의되는데 여기에는 가르침의 행위와 가르침 그 자체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다음(daum)의 사전앱에서도 교훈을 두 의미로 나눠서 설명한다”며 “먼저는 기본 의미인 앞으로의 행동이나 생활에 도움이 되거나 참고할 만한 경험적 사실과 이어서 행위에 초점을 둔 가르치고 일깨움으로 구분하여 정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약의 지혜를 삶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적 사실 그 자체로 규정하되 그것의 단순한 언어화가 아니라 오히려 지혜자 자신의 관찰, 숙고, 서술, 다른 전통 혹은 다른 사상과의 논쟁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한 모든 문제 제기들을 담고 있는 언어화로 본다면 거기에는 삶의 교훈으로서의 구약의 지혜의 총체적 모습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최근 구약 지혜에 대한 논의의 두 핵심어인 내용적인 면에서의 ‘일관된 경험신학’과 형식적인 면에서의 ‘지혜의 담론적 성격’과도 잘 연결된다”고 했다.

더불어 “다윗의 왕위계승사는 소위 빈틈 이론을 사용하여 본문과 독자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가 가능케 하고 그 토대 위에서 소통에 기반을 둔 담론적 해석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사무엘하와 열왕기상에서) 왕의 주변에서 자문의 역할을 담당하는 자문관들의 놀라운 통찰력과 그에 맞는 조치들은 분명 경험적으로 확인이 되는 지혜의 능력이다 그러나 그 지혜에는 여러 가지의 의문점들이 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그들의 지혜로운 행위와 자문의 결과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것”이라며 “서로의 지혜를 간파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만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는 전쟁일 뿐이며 더구나 그 결과가 암몬자손의 경우는 파국에 까지 미치게 된다”고 했다.

이어 “한계를 지닌 자문관들의 모습은 여기서 뿐만 아니라 다윗의 왕위계승사의 곳곳에서 확인된다. 즉, ‘지혜의 유익함이 과연 무엇인가?’”라며 “다윗의 왕위계승사에는 몇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일관되게 왕과 왕의 주변 그리고 왕궁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는 삶의 영역이 서술되고 있지만, 적어도 이 모습이 거기에만 한정되어 나타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삶의 전반적인 현상임을 경험을 토대로 밝히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이러한 한계 안에 있는 일련의 삶의 모습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은 잠언만으로는 매우 부족해 보인다. 잠언은 특별히 삶 속에서 경험되는 여러 가지 모순적 삶의 모습들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무겁게 던져지는 해결될 수 없는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며 “전도서 또한 이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제시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이 문제들에 대한 담론적 해결책은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독자 스스로가 삶에 대한 적절한 교훈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구 교수는 “왕위계승사에는 어떤 신학적 언급이 많이 관찰되지 않으며, 더구나 창조신학에 대한 서술도 사무엘하 14장 14절의 인간에게 주어진 결정적 죽음과 마치 땅에 쏟아진 물을 다시 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죽음에 대한 언급 그리고 사무엘하 19장과 열왕기상 1장에 묘사된 죽음을 목전에 둔 인간의 노화의 모습(바르실래와 다윗)이 창조로부터 인간에게 정해진 것으로 암시된 것 외에는 언급할 만한 것이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장할 수 있는 신학적 특성은 인간의 행위가 이 지혜와 자문을 통해서도 그 결과를 알 수 없으며 예상치 못하게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을 지배할 수 없음에서 명확해진다”고 했다.

이어 “이 모습은 창조주 앞에서의 인간의 모습이며 이 인간은 창조에 주어진 질서에 순응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것은 전도서와 같이 인간의 지혜와 그 지혜의 실체화된 모습인 자문이 과연 인간에게 그 자신의 삶과 거기서 일어나는 사건의 흐름을 주도하고 그 방향을 제시할 만한가를 심각하게 반성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도자는 인간이 그 한계 속에 살아가지만 그러나 그 한계가 좌절만을 가져다주지 않고 오히려 그 한계 너머의 절대자를 인식할 때 그로부터 주어지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나눠진 분복이 있으며 그것을 가지고 기쁨으로 살 것을 교훈한다”며 “다윗의 왕위계승사에 그 모습은 사무엘하 12장 15b~25절에 명확한 그림으로 서술된다. 그 뿐 아니라 역사의 주권자는 다름 아닌 야웨임이 비록 명확한 신학적 진술이 빈번히 등장하지는 않으나 드라마화 된 내러티브 속에 암묵적으로 교훈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지혜논의의 핵심어인 일관된 경험신학은 잠언과 전도서 그리고 그것이 드라마화 되어 그려지는 삶의 세계에서의 교훈으로 다윗의 왕위계승사에 명확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또한 전도서와 다윗의 왕위계승사를 지배하는 지혜의 형식적인 면이 담론성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사람의 삶 속에서 경험한 바와 그것을 토대로 끊임없이 다시 현상을 관찰하고 비교하고 판단하는 논의하는 지적 능력이 이스라엘의 전시대를 관통하고 있음을 드러내 보여 주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 이 지적 능력의 기반 위에서, 혹은 내러티브 자체 혹은 삶의 드라마는 끊임없이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여 그 안에서 규범성을 흔들어 담론의 여건을 만들 뿐 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의 책임성 있는 삶의 교훈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게 한다”며 “그것이 바로 잠언과 전도서가 드라마화 되어 드러내는 삶의 교훈으로서의 구약의 지혜의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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