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균 목사
홍석균 목사

본문 : 예레미야 50장 1-10절

예레미야 50장은 바벨론의 패망에 대해서 예언하고 있다. 바벨론은 우리가 잘 알듯이, 남유다가 범죄 했을 때 하나님이 심판의 도구로 들어 쓰신 나라이다. 그 바벨론이 하루아침에 망한다고 예언하셨으니 어찌 된 일인가? 게다가 예레미야가 바벨론 패망을 예언했을 당시 바벨론은 최고의 전성기였다. 느브갓네살 왕은 파죽지세로 주변나라를 정리해 갔고, 전쟁의 전리품으로 경제대국으로 서 있었다. 만약 갑자기 미국이 멸망한다고 하면 믿겠는가? 경기가 좋지 않아 금융위기나 경제적인 타격을 입을 수는 있지만 국가 전체가 부도난다고 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강력한 바벨론을 향해 예레미야는 이렇게 예언했다. “너희는 나라들 가운데에 전파하라 공포하라 깃발을 세우라 숨김없이 공포하여 이르라 바벨론이 함락되고 벨이 수치를 당하며 므로닥이 부스러지며 그 신상들은 수치를 당하며 우상들은 부스러진다 하라.”(2절) 벨은 “주”라는 뜻으로 바벨론의 최고의 신을 말하는데 뒤에 나오는 “므로닥”과 같은 신이다. 이 벨신은 바벨론이 급성장하면서 국가의 신이 되었다. 언제나 국가와 종교는 운명을 같이하듯 바벨론 제국이 세워지기 위해서 벨이 수호신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신과 신상이 수치를 당하고 무너질 것이라고 예언하신 것이다. 예레미야는 더 나아가 멸망의 과정도 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는 한 나라가 북쪽에서 나와서 그를 쳐서 그 땅으로 황폐하게 하여”(3절) 북쪽에서 한 나라가 일어날 것인데, 메데, 바사로서 지금의 “페르시아 제국”을 말한다. 아무리 바벨론이 강력해 보여도 페르시아에 의해서 황폐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하셨다. 여기서 황폐하다는 말은 “빈터”라는 의미로 바벨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예언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제국의 주권은 오직 하나님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인간이 성을 쌓고 제국을 건설한다고 할지라도 모든 권세와 능력과 힘은 하나님께 있음을 나타내셨다. 하나님은 이미 다니엘의 환상을 통해서도 보여 주셨다. 바벨론을 뜻하는 머리, 메데 바사를 상징하는 가슴, 헬라를 상징하는 넓적다리와 허벅지, 로마를 상징하는 종아리와 발로 이뤄진 신상이 아무리 위풍당당하다 할지라도 아무도 떠내지 않은 돌이 나타나 발을 치니 신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우리는 이미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보지 않았는가? 인류가 말하는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도 무너졌고, 칭기즈칸도 죽었다. 독일의 히틀러는 말할 것 없이 화려했던 대영제국도 멸망하고 말았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민족과 국가이든 이 땅에서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 없는 인생은 ‘빈터“와 같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상황파악도 중요하지만 인지능력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거대한 세파가 몰려와도 역사의 주관자가 권력가나 유명자가 아닌 하나님이심을 확신해야 한다. 그때 우리는 의연할 수 있는 것이다. 너무 안일하지도 말자. 그렇다고 너무 흔들리지도 말자. 의연하고 담대하게 역사의 주관자가 우리의 삶 가운데 구체적으로 개입하심을 신뢰하시길 축복한다.

바벨론 멸망의 또 다른 의미는 무엇인가? 언약 백성의 정체성을 요구하신다. 역사의 모든 시간들은 보면 하나님은 항상 언약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을 요구하신다. 그 언약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이렇게 요구하고 있다. “너희는 바벨론 가운데에서 도망하라. 갈대아 사람의 땅에서 나오라 양 떼 앞에서 가는 숫염소같이 하라.”(8절) 예레미야는 바벨론이 멸망하면 양 떼 앞에서 가는 숫염소처럼 바벨론에서 즉시 빠져나오라고 명령하신다. 그 이유는 속히 빠져나오지 않으면 바벨론의 삶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포로생활 70년이 힘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환경에 익숙해 버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마치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잠시 기뻐하다가 광야의 고통이 찾아오니 이내 애굽의 부추와 수박과 고기를 그리워했던 것처럼 말이다.

유다 백성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약속의 땅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온전한 예배가 있는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원치 않게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처음에는 모니터를 보면서 울고, 이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성전을 간절히 사모했다. 그런데 한두 달이 지나면서 어색함이 익숙함으로 바뀌어 버렸다. 하나님의 백성은 상황을 따라가면 안 된다. 또 사람도 따라다니면 안 된다. 우리는 언약을 따라가야 한다. 다시 회복을 명하실 때 고통의 자리에서 속히 빠져 나와야 한다. 모세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월절에 애굽에서 속히 출애굽 했듯이, 포로시대에 바벨론이 멸망하게 되면 속히 출바벨론 해야 한다. 오늘날 이 시대는 세속주의라는 큰 바벨론 앞에 서 있다. 이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급속히 번져가는 세속화에 동화되어 간다. 세속주의에서 속히 빠져나와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시온 산으로 향해야 한다. 그곳에서 무너진 성벽을 쌓고, 다시 성전을 세워야 한다. 하나님만 예배하는 백성들의 정체성을 지킬 때 다시 우리를 회복하실 것이다. 다시 흐트러졌던 마음을 모아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성전에서 예배의 장막을 다시 세워 가시길 축복한다.

홍석균 목사(한성교회 청년부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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