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 목사
김광태 목사 ©미주 기독일보

미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회중모임에도 제약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종교개혁자 루터가 흑사병 기간에서 보여줬던 믿음의 기준을 배우자는 주장이 나왔다.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김광태 목사는 코로나로 인한 예배 방식의 변화로 혼란을 겪고 있는성도들에게 1527년 ‘치명적 흑사병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것인가?’라는 팸플릿을 출판했던 루터의 사례를 전했다. 시카고 지역이 속한 일리노이주는 코로나 확진자가 11명이던 지난 3월 9일 주 전체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1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김광태 목사는 “루터는 전염병조차도 하나님의 작정 안에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퍼뜨리는 것은 마귀의 행동이라고 말했다”면서 “당시 루터는 스스로 묻고 답하기를 ‘집에 불이 났을 때 하나님의 심판이라며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물에 빠졌을 때 수영하지 말고 하나님의 심판이라며 익사해야 하는가? 만일 누군가가 불이나, 물이나, 고통 가운데 있다면 나는 기꺼이 뛰어들어 그를 구할 것이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루터는 흑사병이 창궐해 모두 피신할 때도 남아 성도들을 돌봤다. 이에 대해 김광태 목사는 “루터가 있던 비텐베르크에 흑사병이 덮쳤을 때 당시 작센의 영주였던 선제후 요한은 루터를 비롯한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수들에게 즉시 인근 도시인 예나로 피하라고 명했다”면서 “하지만 루터와 동료였던 요하네스 부겐하겐은 도시를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으면서 성도들을 돌봤다”고 설명했다.

김광태 목사는 “그러나 루터는 양떼를 돌볼 다른 목회자가 있다면 굳이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위험지역을 떠나는 것도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고 조언했다”면서 “순교를 각오한 강한 믿음의 사람들이 전염병에 맞서 이웃을 돌보고 살피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이것을 강요하거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연약한 믿음의 소유자를 정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루터는 말했다”고 성도들의 균형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광태 목사는 “루터는 너무나 경솔하고 분별없이 하나님을 시험하고, 죽음과 흑사병에 대 처하는 모든 수단을 무시하는 사람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면서 “그런 사람들은 약의 사용을 멸시하고, 흑사병에 걸린 사람이나 장소를 피하지도 않았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마치 자신들의 강한 믿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루터가 볼 때 이것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즉 하나님께서 약을 만드셨고 우리에게 주셔서 그 지식으로써 우리 몸을 지키고 보호하여 건강하게 살도록 하셨기에 의학지식과 약을 사용하지 않는 자는 마치 자살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김 목사의 설명이다.

김 목사는 “루터는 당시 ‘약을 먹어라. 집과 마당과 거리를 소독하라. 사람과 장소를 피하라’고 권면했다”면서 “루터가 말하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믿음에는 균형이 있었다. 루터는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고 신뢰하라고 한다. 현재를 사는 우리 성도들은 전능하신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가 계신다는 것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루터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의 작정 안에서 악한 자가 독과 치명적인 병을 퍼트렸다. 그러므로 나는 하나님께 자비를 베푸셔서 우리를 지켜달라고 간구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소독하여 공기를 정화할 것이고, 약을 지어 먹을 것이다. 나는 내가 꼭 가야 할 장소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하여 나와 이웃 간의 감염을 예방할 것이다. 혹시라도 나의 무지와 태만으로 이웃이 죽임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만일 하나님이 나를 데려가기 원한다면, 나는 당연히 죽게 되겠지만 적어도 내가 내 자신의 죽음이나 이웃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웃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누구든 어떤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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