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진 박사
정교진 박사

이란의 핵 문제로 인해 2018년 5월, 미국의 이란핵합의 파기 이후 2년 동안 양국은 정치적,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해왔었다. 2020년 들어서자마자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1월 3일, 미국의 최대 위협이었던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피격된 것이다. 양국은 격화일로에 빠져들었고 중동에는 다시금 전운이 짙게 감돌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2020년을 '정면돌파의 해'로 내세웠다. 더이상, 핵을 포기할 것 같은 뉘앙스를 보이지 않겠다는 결의로 보인다. 외교수장도 교체했다. 대미강경파인 이선권(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외무상에 앉혔다. 양국이 교착국면에 빠질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무력시위 강도를 더욱 높이며, 미국은 경제제재가 아닌 또 다른 카드도 집어 들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작금이다.

이런 시점에, 필자는 한반도의 통일을 말하려고 한다. 함께 통일을 노래하자고 권면하려고 한다. 충분히 비상식적이며 비현실적 접근이다. 괴리감마저 들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하나님은 현실에 맞추어 일하시는 분이 아니라 상황을 만들어가시며 역사하시는 분이다. 또 하나는, 그분은 기분에 따라서가 아닌 거룩한 시기를 정해놓으시고 역사하신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에게는 거룩한 시간이 있다. 다시 말해, 그분은 각각의 숫자에 저마다의 의미와 상징성을 두셨고 그에 따라 역사하신다.

성경에서 40은 고난을 상징한다. 모세의 40년의 광야 생활,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 이후 40년의 광야교회, 예수그리스도의 40일 금식기도가 그렇다. 반대로, 50은 구원과 자유를 의미하며 상징한다. 그래서, 50년을 희년(禧年)으로 부른다(레25:10). 성경에서 50의 의미가 담겨진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성령강림절'이다. 예수그리스도 부활 후, 50일 만에 성령이 강림했다. 성령이 임하면서 제자들에게 진정한 자유가 임했고 복음이 선포되기 시작했다.

70은 충만, 완전수를 상징한다. 이 의미에 맞춰 모세는 70인의 장로를 세웠고(출24:1) 예수 그리스도는 70명의 전도대를 편성했다(눅10:1). 70의 상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남유다의 70년 만에 바벨론 포로에서의 귀환일 것이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남유다 백성들이 70년 만에 예루살렘으로 귀환하였다. 70은 충만, 완전수를 가리킨다. 남유다는 세 차례의 포로시기가 있었고 세 차례의 귀환시기가 있었다. 70년은 1차포로(bc 606)와 1차귀환(536)시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이다. 하나님은 남유다가 멸망 당하기도 전에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이 시기를 선포케 하셨다(렘25:12). 그리고 정확히 그 시기에 역사하신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3차 포로시기(bc586)와 1차 귀환시기(bc536)의 차이가 정확히 50년이라는 것이다. 50의 상징은 위에서 살펴본 대로, 구원과 자유다.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하나님은 70뿐만 아니라 50의 상징에도 맞추어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신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회복을 그분이 정해놓으신 거룩한 시기에 맞추어 허락하신 것이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 민족도 그분의 백성으로 보신다면 한반도의 회복과 통일도 그 숫자의 상징과 맞물려 펼쳐질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면 거의 누구나 남북통일을 소망할 것이다. 필자는 16년 전, 북중 변경지역인 산속 움막집에서 두만강 건너편 북녘땅에서 피어오르는 거대한 쌍무지개를 바라보면서 북녘땅의 회복을 확신했다. 에스겔이 마른뼈 골짜기에서 환상(겔37)을 보며 이스라엘 회복을 선포하며 노래한 것처럼 말이다. 에스겔이 회복을 노래한 시기가 BC 586년이었는데, 이때는 남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완전히 멸망당 한때였다. 가장 암담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에스겔은 하나님의 명령을 쫓아 회복을 선포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민족에게도 통일의 그 날을 허락해주실 것이다. 문제는 그때가 언제인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민족에게도 세 차례의 분단이 있었다. 1945년, 1948년, 1953년이다. 여기에 70이라는 숫자를 대입시키면 2015년, 2018년, 2023년이다. 이제 2023년만 남았다.

서두에 적시한 대로, 올해 2020년 국제정세 및 한반도 상황은 더 암울해졌다. 미북은 강대강전략으로 팽팽한 힘겨루기에 돌입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은 다시금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상황에 따라, 상황에 맞추어 일하시는 분이 아님을 말이다. 그분은 언제든지 상황을 반전시키시고 역전시키시는 분이시다.

또 하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분은 준비시키시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이다. 남유다의 회복을 위해 그분은 3년 전부터 다니엘을 준비시키셨다. 먼저는 다니엘로 하여금 예레미야의 책을 통해 이스라엘 회복의 때가 3년 앞으로 다가왔음을 깨닫게 하셨다(단9:2). 다니엘은 기도로 준비하다가 사자 굴에 먹잇감으로 던져졌다. 그러나, 하나님의 놀라우신 보호하심 가운데 살아났다. 이 기적은 왕의 조서를 통해 만방에 알려졌으며 고레스에게 까지도 닿았을 것이다. 이후, 고레스를 통해 바사제국이 일어났고 다니엘은 이 하나님의 섭리를 고레스 왕에게도 전달하게 된다. 다니엘 1장에서 다니엘이 고레스 왕 원년까지 살았음을 정확하게 제시(단1:21)하는 것이 참 의미심장하다.

하나님이 우리 민족도 이스라엘처럼 하나님의 백성으로 보신다면, 이 민족의 회복과 통일도 그분이 정해놓으신 거룩한 시기에 맞춰서 도래할 것이다. 또한, 하나님은 다니엘을 비롯한 많은 하나님의 일꾼들을 쓰신 것처럼 이 민족의 통일도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준비시키실 것이다. 비록, 2020년 출발점에 어둠이 짙게 깔려있지만, 하나님의 사람들은 담담하게 통일을 준비하는 자로 세워지며 통일을 노래할 것이다.

정교진 박사(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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