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강원돈 교수
한신대 강원돈 교수.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22일 저녁 기독교회관에서 "촛불혁명의 완성, 삶을 바꾸는 개헌: 10차 개헌, 과제는 무엇인가?"란 주제로 시국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강원돈 교수(한신대 신학과)가 "대한민국 헌법 개정 논의에 관련된 신학적 제언"을 던졌다.

강원돈 교수는 먼저 "주권재민의 원칙에서 직접 도출되는 참정권을 기본권의 체계로부터 독립시켜 그 위상을 기본권의 체계 바깥에 두고, 대의제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교수는 "양심과 종교, 사상, 집회와 시위, 결사의 자유 등 고전적인 자유권적 권리들이 국가의 제한이나 침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새 헌법의 해당 조항들에서 이 자유의 권리들을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법률이나 시행령이나 법률 해석이나 조치들은 무효라는 문언을 일일히 기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 교수는 "부르주아 국가들에서 고착된 재산권의 자유권적 성격에 대해서 국가의 간섭과 침해로부터 벗어나 한정된 의미에서 이를 인정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재산권의 본질과 실체를 분석하면서 나는 재산권의 행사가 사회규범과 법률의 규율을 받아야 하고, 공공복리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과 생태학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이는 새 헌법에 담아야 할 내용"이라 했다.

강 교수는 사회권 확립과 관련, 무엇보다도 사회세력들의 제도적 권력 균형을 보장하는 국가의 책무를 강조했다. 그는 "새 헌법에 노동3권 가운데 단결권의 자유권적 성격을 명문화하고, 단체교섭이 산별 수준의 단체교섭과 기업 차원의 노사 공동결정의 두 가지 방식으로 제도화하도록 규정하고, 단체행동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법률의 제정이나 법률의 해석을 무효로 선언하고, 사회권의 행사를 억압하고 무력화시키는 재산권 행사를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존엄하고 자유로운 삶을 연대적으로 보장하는 것과 관련, 강 교수는 "노동 업적과 복지급부의 연계를 해체해 노동사회 이후의 사회에 대비하는 헌법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근거해 그는 정규직 노동과 비정규직 노동의 차별을 금지하고, 노동소득이 생계비를 충당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가로부터 소득보전급부를 청구할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자의 시간주권을 존중하는 헌법 규범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생태계의 안정성과 건강성을 보존하고 향유하는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생태계의 공간적 배치를 유지하고, 그 안에서 복합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는 생명체들과 무생명체들이 자신의 존속을 요구할 권리를 핵심으로 하는 자연의 권리들을 창설하고, 그 권리를 실현하는 방법을 새 헌법에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제10차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에 민중이 참여하고 민중이 동의하는 개헌안이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에 회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계급과 계층, 성, 연령, 정체성 등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욕망들과 의견들이 표현되고 수렴되는 숙의공동체가 조직되어 새 헌법에 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헌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인간과 시민의 권리들에 대한 검토와 재규정이 이뤄지고, 새로운 권리들이 창설되고, 국가의 가치체계와 목표가 설정되고, 국가와 사회의 운영 원리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 나라다운 나라가 제대로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패널토론에서는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가 "법치주의의 완성을 위한 개헌"을, 최형묵 목사(NCCK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가 "노동권의 강화와 생태계 보전을 위한 권리의 확립"을, 장서연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가 "성소수자 인권과 성 평등의 관점에서 바라본 개헌논의: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개헌안 중심으로"를, 김춘효 박사(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외래교수)가 "헌법의 표현의 자유와 시민참여 미디어 확대를 제안하며"를 발표했다.

행사는 NCCK 정의평화위원회와 언론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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