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하는 원종천 박사
아신대 원종천 박사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제2회 웨스트민스터 컨퍼런스 인 코리아(제6회 창신 목회자 아카데미)가 지난 13·14일 양일간 창신교회서 개최된 가운데, 제대로 된 '칭의론'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어 현 한국교회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한 신학자가 있었다.

원종천 교수(아신대 역사신학)는 "한국교회와 종교개혁 칭의론"이란 제목으로 강연을 전하면서, 먼저 "한국교회 도덕적 문제의 원인을 종교개혁의 깃발이었던 이신칭의 교리에서 찾는 입장이 있다"며 '이신칭의 가르침이 칭의를 성화에서 분리해 결국 성화를 소홀히 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성도들은 예수 믿고 의로워지는 것에만 몰두하고 그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성화의 삶에 대한 긴장감과 도전의식이 강하지 못한 것이 종교개혁에서 나온 이신 칭의의 잘못된 가르침 때문이라는 주장이 맞는 것일까? 원 교수는 "루터는 성화와 분리된 칭의를 가르치지 않았다"고 밝히고, "오히려 그는 칭의가 성화와 분리될 수 없음을 가르쳤고, 칭의에서 성화가 우러나오는 것임을 역설했다"면서 종교개혁 칭의론은 성화를 중시했다고 이야기 했다.

원 교수는 "루터의 이신 칭의가 문제가 아니라, 이신 칭의를 잘못 해석하고 자기 편한 대로 왜곡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적용하는 인간의 죄성이 문제"라 지적했다. 칭의 강조로 나태함을 유발하거나, 성화 강조로 교만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그는 루터가 "중세 로마 카톨릭교회의 공로주의에 대한 변증으로 이신 칭의를 강조한 것이지, 선행이나 성화 자체를 소홀히 하거나 믿음과 칭의로 부터 분리시킨 것은 아니"라 했다.

나아가 원 교수는 "루터에게 칭의와 성화는 사실상 하나였다"고 말하고, "칭의를 통해 성화를 볼 수 있고, 성화를 통해 칭의를 볼 수 있으며, 교리 정리를 위해 개념적으로 구별 했지만 사실상 하나의 개체이고 항상 함께 생각해야 한다"며 "성화 없는 칭의는 칭의가 아니요 칭의 없는 성화는 성화도 아니다"고 했다.

때문에 원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메시지는 성화부진에 대한 경고와 성화촉진을 위한 권면"이라 지적하고, "한국교회가 지금 바울을 왜곡해 야고보를 무시하고 있다"며 "종교개혁에서 이신 칭의로 행위공로의 교만을 타파한 개신교회가 이제는 이신 칭의 왜곡으로 말미암은 나태함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라 했다. 성화의 부진으로 칭의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칭의가 성화로 연결되지 않는 불행이 나타난 것에 대해 원 교수는 "이신 칭의에서 믿음을 너무 쉽게 만들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믿음은 쉬운 것이고 그냥 믿으면 된다고 가르쳐 믿음을 너무 쉽게 만들었는데, 그것이 아니"라며 "믿음은 자신이 개지고 무너지는 것이며, 가치관이 바뀌고 인생관이 바뀌는 것"이라 했다. 나를 바라보고 살던 내가 이제는 주님을 바라보고 살게 된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원 교수는 "한국교회가 은혜와 믿음을 싸구려로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은혜와 믿음을 우리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시켰다"며 "큰 잘못"이라 했다. 그는 "교인 수 늘리기에 급급해 모든 것을 쉽고 듣기 좋게만 전달했던 은혜와 믿음의 메시지를 본래의 의미로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바울의 칭의론이라고 주장하는 '새관점'의 이중 칭의가 한국교회 문제의 해답이 아니"라 말하고, "기복주의 물질주의 성공주의로 얼룩진 '나' 중심주의 신앙을 벗어버리고, 고귀한 은혜와 강력한 믿음을 유발하는 하나님 중심주의 신앙으로 전환하는 것이 해답"이라 했다. 덧붙여 "진정한 칭의로 풍성한 성화를 이뤄 이 둘은 사실상 하나라는 것을 한국교회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원종천 박사의 강연 외에도 "바울신학에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구원"(리차드 개핀 박사) "하나님의 아들과 하나님의 거룩한 아들들: 성화와 로마서 8장"(데이비드 가너 박사) "로마서 8장 강해시 유의사항: 8:1~2 중심으로"(권성수) 등의 강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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