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교수(전 중앙대 연구교수, 성균관대 초빙교수)
김병욱 교수(전 중앙대 연구교수, 성균관대 초빙교수) ©기독일보DB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가 22일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 목사)에서 제9회 워크숍을 개최한 가운데, 샬롬나비는 김병욱 교수를 초청해 "정의로운 사회의 새로운 대안"이란 주제로 탄핵 정국을 분석하고 代사회 앞에 기독교인이 어떻게 참여해나가야 할지를 이야기 했다.

김병욱 교수(전 중앙대 연구교수,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발표를 통해 먼저 "이 시대 보편문제의 공통점은 정의롭지 못한 지배와 피지배 문제"라 지적하고, "기존 좌우 민주정치 방법의 공통점은 어쨌거나 '다수 지배 방법'이라는 데 있다"고 했다. 이어 "‘지배한다는 것’(to rule)의 핵심은 곧 ‘결정한다는 것’(to determine)"이라며 "결정한다는 것은 여러 사람이 관여하는 어떤 일의 이유, 의미, 목적 등의 가치를 규정하고 그것을 그 일의 끝까지 관철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결정 방법'은 이 시대 ‘지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지언정 그 해법을 제공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인간 중심 세계관’이라고 하는 근대 서구적 세계관, 곧 ‘인간 자아 준거 메타이론’에 우리의 언어와 사유가 기반을 두고 있는 한, ‘인간 주체’에 의한 ‘결정 방법’에 따른 ‘지배 정치’라는 낡은 틀을 벗어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그는 "한국 기독교사상 등의 한국정치사상의 저변에 깔려 있는 ‘사람이 관여하는 일’을 준거하는 소위 ‘일 자체 준거 메타이론’에 따르면 인간과 정치공동체에 관한 ‘낡은 이해’로부터 ‘새로운 이해’로의 전환을 제대로 설명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2016 대통령 퇴진정국’이 우리 역사 속에 개입한 ‘위대한 삽화적 사건’, ‘위대한 에피소드’로 전환되기 위해서 ‘한국 민주정치 방법’이 (언론이나 국회나 검찰이나 헌재 등에 의한) ‘결정 방법’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지금부터라도 ‘한국 민주정치 방법’이 (2016년 현재 한국 민주정치 일에서 당면한 ‘공적 문제’와 바라는 ‘공적 주제’에 관한 질문에 대해 ‘응답 가능한 배치 비율의 분업’을 이루는) ‘응분 방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6년 대통령 퇴진정국 사태의 본질에 대해 김 교수는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정치 방법을 이끌어내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번 사태는 ‘지난 70년 한국 헌정사 깊숙한 곳에 놓여 있는 어떤 질환으로 말미암아 반복하여 발현하는 증상’으로 봐야 한다"면서 그 증상을 '정치세력에 의한 헌정농단'이라 규정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증상이 지난 70년 한국 헌정사에서 계속 반복하여 발생하고 있을까? 그는 "이 질환-문제의 핵심적 원인은 ‘심층-외향 정치의 결핍 내지 부재’와 그로 말미암은 ‘무기력하고 공허한 중층-매개 정치의 고착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처방을 언급하고자 먼저 "대통령 권력을 포함하여 권력 구조 개편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개헌을 이 사태의 계기이자 귀결로 이끌어가려는 것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먼저 한반도 안팎의 현실에서 생겨나는 한국 민의 ‘여론’ 속에다 우리 시대의 ‘담론’을 구체화시키고, 나아가서 이러한 ‘여론’과 ‘담론’ 속에다 ‘공론’이라는 중심 거점을 닦아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될 때, ‘2016 대통령 퇴진정국 문제’라는 ‘10월 에피소드’를 역사 속에 끼어들어서 도리어 지금까지의 제반 문제를 풀어가기 시작하는 실마리 사건, 곧 ‘위대한 삽화적 사건’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샬롬나비', 즉 공적 참여를 생각하는 모든 기독교인이 '한국 민주정치 일의 문제와 주제 사이의 큰 구멍'에서 감당해야 할 ‘응분의 몫’이 "(정치 일의 공선, 공의, 공익에 관하여 질문하고 응답하면서 ‘공적 문제’를 진단하고 ‘공적 주제’를 발견하는) ‘심층-외향 정치’에 있다는 점과 그것이 바로 한국 정치에서 ‘윤리적 위력’을 형성하고 행사하는 일이라는 점"이라 이야기 했다.

그는 "‘지배의 힘’(지배력)과 ‘지탱의 힘’(지탱력)이라는 ‘양대 힘’은 ‘윤리적 위력’과 ‘법제적 권력’과 ‘물리적 세력’ 등 '힘의 3대 원천(origin)’의 배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고, "‘윤리적 위력’이 약하여 다른 두 힘을 뒷받침해주지 않는 경우 다른 두 힘인 ‘법제적 권력’과 ‘물리적 세력’은 서로 대립할 가능성이 크며 이들은 단순히 ‘지배의 힘’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지만, ‘윤리적 위력’이 강하여 다른 두 힘을 뒷받침해주는 경우 다른 두 힘인 ‘법제적 권력’과 ‘물리적 세력’ 역시 서로 지탱할 가능성이 크며 이들 세 유형의 힘은 ‘지탱의 힘’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나라를 위해 기독교인의 힘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편 워크숍에서는 김병욱 교수의 발표 외에도 김용삼 목사가 "소망을 찾는 이 교회의 사역"이란 주제로 목회 사례 발표를 전했으며, 총회 등 전반기 점검과 성찰, 후반기 전망과 계획 등의 시간도 마련됐었다. 샬롬나비는 개혁신앙을 가진 소장 학자, 목회자, 젊은 학생, 평신도들의 시민생활 운동으로, 개혁사상의 구체적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이론만 연구하는 학회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기는 기독교적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켜 왔다.

샬롬나비 워크샵을 마치고.
샬롬나비 워크샵을 마치고. ©샬롬나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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