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는 11일 반세기 남짓만에 첫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지난 수세대 동안 쿠바인들에게도 미국인들에게도 불가능해 보이던 관계 정상화의 길을 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이날 파나마시티 컨벤션센터의 한 작은 회의실에서 나란히 앉아서 양국 국교 정상화를 위해 지난 수 개월 동안 시도했던 여러 가지 조치들에 새로이 노력을 경주했다.

오바마는 양국 사이에는 중대한 이견들이 남아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자신은 지난날의 갈등에서 국면을 전환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착석한 뒤 오바마는 "이것은 분명 역사적인 만남"이라면서 "이제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며 우리가 직접 쿠바 정부와 회담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라는 게 나의 신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욱 중요한 것은 쿠바 국민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카스트로는 인권 문제나 언론의 자유 등 민감한 문제 등 어떤 문제라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국은 "합의할 수도 없다는 데 합의한 상태"라고 단서도 달았다.

카스트로는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길로 나아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은 올해 처음으로 쿠바를 참석시킨 미주기구(OAS)정상회담의 한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이날 앞서 카스트로는 OAS 총회 연설을 통해 쿠바가 미국으로 인해 겪었던 오랜 역사를 잊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상회담에서 쿠바 지도자로서는 놀랍게도 오바마가 한 모든 발언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스페인어로 "우리는 모든 문제에 관해 인내력 있게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 "우리는 어떤 문제에는 합의하고 어떤 문제에는 합의하지 못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그는 아무것도 고정적인 것은 없다면서 오늘 합의하지 못한 것이 내일은 합의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파나마시티 =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우)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이 11일 파나마시티에서 역사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미주기구 (OAS)정상회담에 참가한 이들은 파나마시티의 한 작은 회의실에서 반세기 남짓만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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