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20일(현지시간) 경찰 체포 중 숨진 비무장 흑인 사건과 관련해 보복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긴 20대 흑인 남성이 경찰관 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윌리엄 브래톤 뉴욕경찰국(NYPD) 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순찰차에 있던 경찰관 2명이 총에 맞아 숨진 이번 사건은 아주 단순히 말해 암살"이라며 "용의자가 인스타그램에 경찰에 적대감을 표현한 내용을 올렸다"고 밝혔다.

브래톤 국장은 이어 "무장한 용의자가 이날 경고도 없이 경찰관 류웬 진과 라파엘 라모스가 타고 있던 순찰차의 보조석 쪽으로 접근해 경찰관들의 머리에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고 말했다.

NYPD는 용의자는 스마일 브린슬리(28)라는 흑인 남성으로 총격 직후 도주했다가 브루클린에 있는 한 지하철역 안에서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순직한 경찰관 1명은 아시아계 미국인, 다른 1명은 라틴계 미국인이라고 밝혔다.

브래톤 국장은 또한 용의자가 이날 오전 볼티모어에서 자신의 전 여자 친구에게 총을 쏴 다치게 했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 글이 내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는 글과 함께 은색 권총 사진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의 이 글에 대한 '좋아요' 추천이 200건이 넘었다.

익명의 뉴욕경찰관 2명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가 경찰을 돼지라고 언급하며 최근 경찰 체포 중 사망한 흑인 에릭 가너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경찰 2명을 사살하겠다는 글을 올렸다"며 "그는 '경찰이 우리 중 1명을 데려가면 우리는 2명을 데려가자'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경찰관은 이어 용의자는 또한 인스타그램 메시지 끝에 주제어를 분류용 해시태그(#)를 이용해 최근 경찰 체포 중 사망한 흑인 에릭 가너와 마이클 브라운의 이름을 남겼다고 말했다.

NYPD는 비무장한 흑인인 가너를 불법으로 담배를 판매한 혐의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심하게 목을 졸라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무장 상태의 흑인들을 체포하려다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들에 대해 잇따라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뒤 경찰 폭력 중단과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브래톤 국장은 용의자가 집회나 시위에 참가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 브린슬리는 조지아주(州)에서 절도, 문란행위, 무기 소지, 문란 행위, 경찰 공무 집행 방해 등 여러 혐의로 체포된 전과가 있다. 브래톤 국장은 브린슬리는의 최근 주소지가 조지아주로 되어 있으나 브루클린에 살고 있었다고 밝혔다.

흑인차별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전국행동네트워크(NAN)의 알 샤프턴 목사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가너의 가족과 관계가 없다"면서 "가너와 브라운의 이름을 빌려 경찰을 폭행하거나 살해하는 행위는 부끄러운 일이고 정의 추구에도 반한다"고 비난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도 이날 이번 경찰관 살해 사건을 형언할 수 없는 야만적 행동이라고 비난했으며 하와이에서 연말연시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밝힌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무조건 살인"이라고 비난했다.

뉴욕경찰차 안에서 경찰관 피격 사망   ©뉴시스

【뉴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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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경찰 #경찰사망 #흑인보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