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의 모술 등 이라크 북부 지역 점거로 인해 난민이 된 주민들이 바그다드 인근 시아파 지역인 사드르 시티의 한 학교에 모여 있다.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국가(IS)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 정교회 교인 수가 전체의 90%에 달한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29일 현지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바그다드 그리스정교회 사제인 가타스 하짐(Ghattas Hazim) 주교는 현지 언론인 알 모니터(Al monitor)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와 시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지역 내 정교회 기독교인들의 미래가 우려된다"며 "이라크 정교회 기독교인들은 약 90%가 삶의 터전을 잃었다. 바그다드의 경우 IS의 공격으로 인해 총 600여 가정 중에 30개 가정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IS가 점거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의 경우에는 정교회 교인 가정이 단 10개만 남아 있다. 이들조차도 경제적 이유나 건강의 문제로 인해 떠날 수 없기 때문에 남은 것이라고 하짐 주교는 전했다.

그는 "이라크 정교회는 이곳에서 강력한 유산을 지켜 왔고, 이슬람의 역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이를 보존해 왔다. 그러나 이 유산이 현재 위험에 처해 있다. 기독교 성지를 비롯해 문화적 가치를 지닌 장소들이 훼손당했다"고도 말했다.

이달 초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 이후 난민이 된 이라크인 수는 약 180만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 IS가 점거한 지역에서 탈출해 다른 곳으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하짐 목사는 "서구 기독교인들은 중동 지역 기독교인들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는 것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기독교인들과 정교인들이 특별한 경우 대사관으로 가지만 비자를 얻지 못한다. 또한 이민을 위해 미국이나 다른 국제기관으로 가지만 비자를 받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이 지역에 계속 남아 있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이라크 내 유일한 성공회 목회자였던 앤드류 화이트 목사는, 성공회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의 요청으로 바그다드를 떠났다.

하짐 주교는"바그다드와 쿠웨이트에 있는 나의 교구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것이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니라. 만일 그들이 너희를 핍박한다면, 너희에 앞서 나를 핍박한 줄을 알라' 하셨던 주님의 말씀처럼, 난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핍박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이곳에 계시는 한, 나 또한 이곳에 계속 머물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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