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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방한했다. 교황 방한은 역대 세 번째이자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다.

교황은 이날 오전 10시 17분께 알이탈리아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교황은 10시 35분께 비행기에서 내려 한국 땅을 밟았다.

교황을 기다리고 있던 박 대통령은 방한을 환영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교황의 방한이 우리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 되기를 바란다. 분단과 대립의 한반도에 평화의 새 시대를 열어 주기를 기대한다. 짧은 방한이지만 편안하고 행복한 일정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매우 감사하다. 그동안 베풀어 주신 많은 배려를 느끼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후 교황은 청와대 공직자와 한국 주교단, 평신도 등과 악수를 했다. 특히 평신도들과 인사를 하던 중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소개받자 "희생자들의 아픔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며 손을 맞잡고 위로했다.

이날 고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아버지 남수현씨와 부인 송경옥씨, 사제의 길을 꿈꾸던 예비신학생 고 박성호(단원고 2)의 아버지 박윤오(50)씨, 일반인 희생자 고 정원재의 부인 김봉희(58)씨 등 세월호 희생자 가족 4명이 교황을 만났다.

교황은 환영단과 10분간 인사한 뒤 주한 교황대사관으로 이동했다. 교황과 함께 입국하는 교황청 수행단은 28명이다. 강우일 주교, 염수정 추기경,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조규만 주교, 정제천 신부 등은 교황의 모든 일정을 수행한다.

교황은 이날 오후 3시45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한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를 비롯해 강우일 주교, 염수정 추기경, 조규만 주교 등 교황 수행원 20여명과 한국정부 관료, 기관장, 외교사절단 등이 참석한다.

이후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로 가 한국 주교단을 만난다. 이 방문을 끝으로 방한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편, 시복대상자 후손으로 교황을 맞이한 권혁훈(68)씨는 "200여 년 전 고초를 겪은 조상의 복자로 선정된 것도 감격스러운데 교황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돼 행복하다. 교황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든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훈씨는 조선 후기 학자로 천주교 전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권신일(1742~1791)의 자녀로 16일 복자품에 오르는 권상문(1769~1802)·천례(1784~1819) 남매의 6대손이다.

어르신대표로 환영단에 속한 권택진(79)씨는 "교황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얻게 돼 영광스럽다. 교황이 나와 동갑인데 한국에 무사히 건강하게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며 "이번 방한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주도적으로 천주교를 선교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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