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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약속한 일주일이 다가오고 있다.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 전 네덜란드 감독의 한국행 여부가 시간 싸움에 돌입했다.

이용수(55)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 마르베이크 감독을 네덜란드에서 직접 만났다. 앞으로 일주일 이내에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협상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판 마르베이크 감독과 협상을 벌이기 위해 지난 5일 새벽 축구협회 김동대(64) 부회장과 전한진(44) 국제팀장과 함께 비밀리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올랐다.

1박2일의 짧은 일정 속에는 알려지지 않은 2~3순위 후보군 감독과의 접촉은 배제돼 있었다. 오직 판 마르베이크 감독만을 위한 '원 포인트' 협상 일정이었다.

축구협회와 기술위가 그를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현지에서 판 마르베이크 감독과 2시간 여 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축구협회의 입장을 전달했고, 반대로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서의 관심도 확인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고, 며칠 간의 시간을 두고 고민해보겠다는 선에서 대화를 마무리했다.

11일, 기자회견 날로부터 나흘이 흘렀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을 만난 날로부터는 닷새가 지났다. 그리고 축구협회는 12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연다고 이날 밝혔다.

축구협회에서 설명한 기술위의 공식적인 안건은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정과 관련된 부분이다.

최종 엔트리 명단은 15일까지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에 제출돼야 한다. 15일이 공휴일인 만큼 축구협회는 이보다 하루 앞선 14일 이광종(50) 감독 주재 아래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기술위에서는 판 마르베이크 감독 선임과 관련된 내용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2일 예정된 기술위 안건에는 23세 이하 대표팀 선발건 외에도 국가대표 감독 선임 안건도 포함 돼 있다"고 말했다.

차기 사령탑과 관련해 기술위에서 논의할 여지는 크지 않다. 이미 누구를 접촉했는지 만천하에 공개돼 있다.

시일이 지난 만큼 판 마르베이크 감독 측으로부터 대표팀 감독 수락 여부에 대한 의사를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술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했을 당시와 비교해 공식적으로 달라진 사항은 없다"면서도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통해 새로운 소식이 전달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이날 기술위는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세부적인 계약 조건 등을 의논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축구협회와 판 마르베이크 양측이 큰 틀에에서 합의를 본 만큼 그의 영입 문제가 백지화가 될 가능성은 없다.

네덜란드 매체 '데 텔레그라프'는 지난 8일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네덜란드 출신으로 코치진을 꾸려 한국 대표팀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데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정상급은 아니지만 아시아 최강"이라며 "23, 24세 정도가 되는 젊은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어 기대된다. 강한 정신력과 강도 높은 훈련이 한국대표팀의 특색"이라고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어 "네덜란드 코치들이 있지만 한국인 코치와도 함께 일하고 싶다. 한국과 네덜란드 코치의 좋은 조합을 만들려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해 감독직 제안에 대한 수락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월드컵 지역예선 경험, 월드컵 16강 이상 성적, 클럽 지휘 경력, 대륙별 대회 경험, 영어 구사 등 기술위가 세운 새 감독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인물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조국 네덜란드를 32년 만에 결승에 진출시킨 주인공으로 지도력은 검증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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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마르베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