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섭 교수   ©기독일보 DB

교리와 부흥 컨퍼런스가 '하나님 나라의 교회-성경적 교회론과 목회철학'을 주제로 17~18일 예수비전교회(담임 도지원 목사)에서 진행되고 있다.

17일 '그리스도의 나라와 교회: 칼빈의 종말론적 교회 이해'를 주제로 발제한 김요섭 교수(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 역사신학)는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의 '교회와 그리스도의 나라의 관계'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먼저 "칼빈은 그의 글 전반에 걸쳐 그리스도의 나라를 제도적인 조직체로서의 교회보다는 신자의 내면에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통치와 그 결과에 연결시켜 설명한다"며 '기독교강요'에서 주기도문 가운데 '나라가 임하옵시며'에 대한 1536년의 초판과 1559년 '기독교강요' 최종판에 삽입된 해석을 인용했다.

"이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정의는 앞에도 있었지만 여기에서 간단히 반복하고자 한다. 사람들이 자기를 부정하고 세상과 지상 생활을 경멸함으로써 하나님의 의를 구하기로 약속하며 하늘 생명을 얻으려고 노력할 때에 거기에 하나님의 통치가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나라에는 두 부분이 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항거하는 모든 육의 정욕을 그의 영의 힘으로 바로잡으신다. 둘째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생각을 그의 법도에 맞도록 인도하신다"(1559년 '기독교강요' 최종판)

또 그는 "마태복음 6:10의 주기도문에 대한 주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칼빈의 '하나님 나라'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며 "우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의 정의에 주목해야 한다. 하나님에 의해서 통치되도록 자신의 육체를 복종시키고 욕망을 내어버림으로써 스스로를 하나님의 통치에 자발적으로 굴복시키고 헌신할 때 그 사람들 사이에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는 그의 글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칼빈이 어떤 제도적이며 가시적인 조직체보다는 신자의 내면에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통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칼빈은 '기독교강요' 4권에서는 교황주의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그리스도의 나라는 제도적이며 가시적인 조직이 아닌 영적인 실체임을 강조한다"며 "그리스도의 나라에 대한 영적인 해석은 칼빈에게 그리스도의 나라가 곧 로마 교황에 의해 다스려지는 제도적 교회임을 주장하는 교황주의자들을 반박하기 위한 중요한 신학적 기초를 마련해 준다"고 했다.

"그들(교황주의자들)은 교회의 위엄이 이런 장엄한 외관에 의해서 유지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만일 어떤 유대인이 이런 말씀들을 악용한다면 그들은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를 묻는다. 물론 그 어리석음을 책망할 것이며, 그리스도의 영적인 나라에 대해서 영적 의미로 한 말을 육과 세상에 옮겼다고 비난할 것이다"('기독교강요' 4권)

김 교수는 "칼빈은 더 나아가 그리스도의 나라가 영적인 실체임을 거절하고 그의 영적인 나라를 부패한 그들의 교회 제도에 가두어 두려는 로마주의자들의 통치는 적그리스도의 왕국에 속한다고 공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칼빈이 그리스도의 나라를 순전히 신자의 내면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영적 통치로만 이해한 것은 아니다"며 "칼빈이 이해하는 그리스도의 영적 통치권의 영역에는 훨씬 포괄적으로 하나님의 영적인 은혜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고 했다.

그는 "사도들은 세상이 아들로 말미암아 지음을 받았으며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셨다고 가르친다"는 칼빈의 '기독교강요' 4권의 관련 문장을 인용하며 "칼빈은 이와 같은 포괄적인 관점에서 그리스도의 통치를 교회에 국한시키지 않고 교회와 국가 모두 그리스도의 통치의 일부분임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교회'와 그 외의 '국가' 등의 통치 영역이 서로 반대되지는 않는다고 칼빈은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통치는 그리스도의 영적이고 내면적인 나라와는 다르다고 우리가 방금 지적한 것과 같이 우리는 이 둘이 서로 반대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기독교강요 4권)

김 교수는 "칼빈의 신학에서 교회와 국가로 대표되는 영적이며 세속적인 두 종류의 통치는 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다. 두 통치 모두 그리스도의 주권적인 통치의 서로 다른 측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교회를 통해 드러나는 그리스도의 통치는 그 성격이 영적이며 내면적이라는 의미에서 세속의 통치와 구별된다"고 했다.

그러면 '가시적인 교회'와 '그리스도의 나라'에 대한 칼빈의 해석은 어떤 것이었을까?

김 교수는 "칼빈 연구자인 윌콕스는 '기독교강요'4권(2.4)와 아모스 9:13절의 주석에서의 '그리스도의 나라'와 '교회'에 개념에 대한 분석으로 칼빈은 그리스도의 나라를 '제도적이며 가시적인 교회'와 '곧바로' 동일시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 두 근거 구절을 직접 면밀히 검토해 보면 이 구절들은 윌콕스의 주장과는 달리 칼빈이 직접적으로 가시적 교회와 그리스도의 나라를 아무런 조건 없이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말씀에 대한 강조와 종말론적인 이해라는 두 전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의 기초는 사람의 판단이나 사제 계급이 아니라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교훈이라고 바울은 우리의 기억을 환기시킨다(엡 2:20)"(기독교강요 4권)의 칼빈의 설명을 소개하며 "이런 논쟁적 맥락에서 칼빈은 하나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선포하는가의 여부가 그리스도의 나라, 즉 그의 통치권에 속하는 참 교회를 구별할 수 있는 표지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또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하나님의 통치의 '홀'로서의 말씀의 권위를 구원역사의 맥락 가운데 설명한다"며 "그는 구약 족장 시대에도 족장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그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고 했다.

"아담, 아벨, 노아, 아브라함 이하의 족장들은 이와 같은 말씀에 의한 조명으로 하나님에게 밀착하여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나님의 영원불멸하는 나라에 틀림없이 들어갔다고 나는 단정한다"(기독교강요 2권)

김 교수는 "그러나 이제까지 희미하게 가려져 있던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온전히 드러났다"며 기독교강요 2권의 한 부분을 인용했다.

"그들(율법과 선지자)은 언젠가는 분명히 계시될 그 지혜를 예상하게 만들었으며, 그 지혜가 멀리서 반짝이는 것을 가리켰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었을 때에 하나님의 나라가 열렸다. 그리스도에게서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계시되었으며(골 2:3), 이 지혜와 지식에 의해서 우리는 가장 깊은 하늘 성소에 거의 다다를 수 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기 전 그의 제자들에게 말씀 선포를 통해 그의 나라를 이 땅 위에서 확장해야 할 사명을 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시적 교회는 지금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통치의 '홀'인 말씀의 선포 사명을 독특하게 부여 받은 그리스도의 나라의 기관이며 도구이다"며 "그러므로 칼빈에게는 말씀의 선포와 가르침이 충실하게 수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단순히 조직 교회의 수가 증가하는 것은 자체로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했다.

덧붙여 "말씀을 맡은 직무를 충실하게 감당하지 않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나라에 속하지 않으며 참 교회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칼빈은 그리스도의 나라의 영적인 축복을 부여 받은 사도들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는 '이미'와 '아직 아니'의 종말론적 긴장 가운데 사단과의 영적인 싸움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보았다"며 "이런 영적 싸움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를 인하여 교회가 영적으로 전지하는 것이 곧 칼빈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영적인 나라의 확장이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칼빈의 교회론에서 이 두 교회는 '구별되지만 분리되지 않는' 관계를 맺는다고 말할 수 있다"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택자들의 총합으로서의 비가시적 교회와, 그 안에 위선자들을 포함하고 있는 가시적 교회는 그 구성에 있어서 구별된다"고 했다.

덧붙여 "즉 이 세상에서 지금 비가시적으로 존재하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가 가시적인 교회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며 "이런 면에서 이 두 교회는 종말론적으로 서로 구별된다"고 했다.

또 그는 "현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교회와 비가시적 교회는 각각 '교회'라고 불려지고 현재의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나라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고유한 역할을 감당한다는 점에서 분리되지 않는다"고 했다.

"교회의 모든 신자가 흠이 있으며 불결한 점이 있는데 교회가 모든 점에서 완전히 거룩하며 흠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고 미련한 이야기인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성결하게 하신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거룩함의 시초가 보일 뿐이며 그 최종적인 완성은 지성소이신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그 거룩하심으로 교회를 완전히 충만하게 하실 때에 나타날 것이다. 교회의 티와 주름 잡힌 것이 씻겨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매일 계속되는 과정이며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모든 남은 것은 완전히 제거하실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기독교강요 4권)

김요섭 교수는 "칼빈은 가시적 교회는 비가시적 교회와 더불어 그리스도의 나라의 진보에 적극적으로 함께 참여한다고 주장한다"며 "비가시적 교회의 완성이 그 마지막에 있어 그리스도의 나라의 영적인 축복을 충만하게 누리게 되는 것이라면, 가시적 교회의 완성은 그 마지막에 있어서 그리스도께서 부여하신 말씀의 사역을 완수하는 것이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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