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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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에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확산하는 가운데, 교회가 성도 간 우정을 목회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회 안에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성도가 적지 않은 만큼, 친밀한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를 기다리기보다 교회가 의도적으로 우정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작가이자 방송인인 셰리던 보이지(Sheridan Voysey)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프렌드십 랩 포 처치스(Friendship Lab for Churches)’ 출범 행사에서 교회가 성도 간 관계 형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렌드십 랩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이지가 개발한 6회 과정 프로그램이다.

보이지는 행사에서 “우리는 외로움의 위기, 우정의 쇠퇴를 겪고 있다”며 “교회가 더 이상 우정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인간관계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인들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주요 요인으로는 바쁜 일상, 잦은 이사, 거절에 대한 두려움, 신뢰의 약화 등을 꼽았다.

특히 외로움은 교회 밖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보이지는 “현재 교회에 다니는 사람 다섯 명 중 한 명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목회와 리더십 역할의 특성 및 업무 부담으로 인해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 약 3분의 1이 외로움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출범 행사에는 선교적 교회론을 연구해 온 작가 앨런 허시(Alan Hirsch), 문화평론가 마크 세이어스(Mark Sayers), 영국 복음주의연맹(Evangelical Alliance)의 복음 영향력 담당 디렉터 필 녹스(Phil Knox)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우정이 교회 활동의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기독교 제자도와 선교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앨런 허시는 요한복음 15장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에게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라고 말씀하신 대목을 언급하며, 기독교 신앙이 관계를 통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허시는 “복음에는 인간의 얼굴이 있다”며 “우리가 예수님의 친구가 됨으로써 서로의 친구가 되고 세상의 친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의 진정한 복음 증거가 단순히 계획된 행사나 프로그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삶을 나누는 관계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함께하는 삶이 먼저이고, 그로부터 선교가 흘러나온다”고 덧붙였다.

마크 세이어스는 개인주의의 확산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사람들의 관계 형성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일상적으로 이뤄지던 대화와 만남이 줄어들면서 우정을 쌓을 기회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배 후 나누는 대화, 수요일 저녁 제자훈련 식사, 쇼핑하다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과 우연히 마주쳐 안부를 묻는 일들이 있다”며 “많은 사람에게 이런 일들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더욱 소중해졌다”고 말했다.

필 녹스 역시 개인적인 관계가 교회가 기독교 신앙을 전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라고 강조했다.

그는 “복음은 관계의 속도로 확산한다”며 “사람들이 신앙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전문 사역자가 아니라 친구나 이웃, 직장 동료 또는 가족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이 사람들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현상도 논의됐다.

보이지는 일부 사람들이 AI 챗봇을 단순한 정보 검색이나 실무적 도움을 넘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은 접촉과 교감을 갈망한다”고 말했다. 기술이 대화 상대가 될 수는 있지만, 실제 인간관계가 제공하는 따뜻함과 깊이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보이지가 제안하는 ‘새벽 2시의 친구 세 명’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진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인생이 힘들어지는 한밤중에도 믿고 연락할 수 있는 친구 세 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알고 지내는 사람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보이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아내와 함께 위탁 양육 및 입양 준비 교육에 참석했을 당시, 모든 일이 잘못됐을 때 새벽 2시에 누구에게 전화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뜻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이 경험을 통해 깊은 우정은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프렌드십 랩은 교회가 성도 간 의미 있는 우정을 형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법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프로그램은 대화 기술과 취약성을 드러내는 용기, 신뢰 형성, 갈등 해결,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 등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다.

캐나다와 영국, 호주에서 진행된 초기 시범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규모와 교단의 교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 교회들은 성도 간 관계가 깊어지고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이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보이지는 교회가 모든 사람에게 친밀한 관계를 맺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비전은 단순하다”며 “모든 사람이 새벽 2시에 전화할 수 있는 친구 세 명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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