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기독교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 ©기독일보 DB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서울 용산공원을 주택부지로 활용하려는 정부 구상에 반대하며 공원의 생태적·역사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샬롬나비는 12일 발표한 논평에서 “용산공원은 미래 세대까지 누릴 수 있는 열린 공공 공간이며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연 녹지공간이며 문화 역사공간”이라며 “용산공원을 런던 하이드파크,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생태적으로 잘 보존하여 서울을 세계적 명품도시로 만들자”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용산공원을 주택부지로 활용하려는 구상을 비판하며, 이는 시민의 녹지와 쉼터를 없애고 서울의 역사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샬롬나비는 국토교통부의 주택 공급 구상이 도시 녹지를 확대하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샬롬나비는 용산공원 조성의 역사적 배경을 언급하며 국가공원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용산공원 부지가 1904년 일본군에 의해 군용지로 강제 수용된 뒤 일본군 병영과 미군 기지로 사용되면서 120여 년 동안 시민의 일상에서 단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땅을 국가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국민에게 돌려주는 일이요 단순히 녹지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빼앗겼던 공간의 주권을 되찾고 단절된 역사를 회복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주택 공급 구상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미래 세대의 공간을 없애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주택 문제는 수요의 공간적 분산과 도심 정비 사업, 공급 경로의 다변화, 지역 균형 발전, 교통·금융·세제 정책을 정교하게 결합해 풀어야 할 복합 방정식”이라며 “서울 한복판의 숨통을 줄여 수만 호의 주택을 밀어 넣는다고 해서 얽히고설킨 부동산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샬롬나비는 용산공원 조성에 관한 기존 국가 정책과 법률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2005년 국가공원화 결정과 2006년 공원화 선포, 2007년 특별법 제정을 거치며 공원 조성이 국가적·제도적 약속으로 확립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공원 조성을 원칙으로 하고 공원 외 목적의 용도 변경과 매각 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어도 되는 성격의 약속이 아니다”며 “이미 30년 넘게 역대 정부가 흔들리지 않게 지켜온 국가공원 정책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샬롬나비는 용산공원의 생태적 가치도 강조했다.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의 견해를 인용해 남산과 용산, 한강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생태 구조에서 용산공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도시 생명력 관점에서 용산공원 훼손은 사람의 허리를 끊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공원 부지의 약 90%를 보존하고 10%가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샬롬나비는 조 교수 “면적 10%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생태 시스템 전체의 연결성을 약화시키는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했다.

또한 용산공원이 식민지와 전쟁, 분단과 냉전의 흔적을 한 공간에서 보여주는 장소라며 “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공원이 아니라 그 역사를 드러내고 교육하는 공원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용산위수감옥 등 남아 있는 시설도 일제 군사기지의 흔적을 보여주는 역사 자산으로 제시했다.

샬롬나비는 서울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용산공원 활용 공공주택 공급 관련 시민 인식조사’ 결과도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용산공원 공공주택 공급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63.9%였으며, 찬성한다는 응답은 32.0%, 모름·무응답은 4.1%였다. 반대 응답은 서울 5개 권역에서 모두 60% 이상이었다.

끝으로 샬롬나비는 “세계 주요 도시는 도심 대형 공원을 ‘남는 땅’이 아니라 이상기후 시대에 도시를 지키는 ‘그린 인프라’로 다룬다”며 “세계적으로 대표적 도시 대형공원으로 꼽는 뉴욕 센트럴파크, 런던 하이드파크, 파리 불로뉴숲, 베를린 티어가르텐 등은 도시를 지키는 그린 인프라”라고 밝혔다.

이어 “고층화되고 있는 용산지역과 서울 중심에 자리한 용산공원은 시민들이 도시 가운데 녹지와 숲을 만나는 시민들의 쉼터와 자연 문화공간에서 삶의 피로를 풀고 재충전하는 도시 속 녹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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