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불교의 역사와 핵심 교리를 비롯해 불교권 국가의 문화와 세계관, 한국에 거주하는 불교권 이주민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다뤄졌다. 권요한 선교사가 인도한 경건회에 이어 손승호 선교사(불교권선교연구소 소장), 조준형 선교사(태국), 구성모 교수(알파인국제대학교 총장·전 성결대 선교학교수)가 각각 특강했다.
불교 이해와 전도의 방향
손승호 선교사는 ‘불교 이해와 불교권 이주민 선교, 전도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불교의 역사와 핵심 교리, 불교권 선교의 장애물과 전도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손 선교사는 불교가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추구하는 종교이며, 그 출발점에는 생로병사의 괴로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붓다는 고통의 원인과 소멸, 그에 이르는 길을 가르쳤으며, 사성제와 팔정도는 이러한 불교의 인간 이해와 수행을 연결하는 핵심 체계라고 소개했다.
또한 불교의 무상·무아·연기, 업과 윤회, 열반 등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기독교와 불교가 인간의 고통과 삶의 문제를 다루는 공통된 질문을 가질 수 있지만, 그 진단과 해결의 근거에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불교가 무명과 갈애, 집착에서 벗어나는 수행을 강조한다면 기독교는 하나님을 떠난 죄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하나님의 은혜를 구원의 중심에 둔다는 것이다.
손 선교사는 불교권 선교에서 상대방을 출신 국가나 종교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불교 안에서도 교리와 수행을 중시하는 사람, 사찰과 의례를 중시하는 사람, 민간신앙과 결합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주민을 대상으로 할 때는 개인이 속한 불교 전통과 가족관계, 실제 종교생활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도 방식과 관련해서는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복음을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창조에서 그리스도까지 성경의 흐름을 이야기로 전달하는 C2C, 팀전도, 40일 사랑 전도운동, 디지털 도구 등을 소개하면서도 특정 전도 방법을 절대화하기보다 상대의 배경과 이해 정도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선교사는 “먼저 상대가 어떤 불교 전통과 가족관계 안에서 살아왔는지 듣고, 그가 실제로 이해하는 언어로 대화한다. 다음으로 기도와 돌봄을 통해 신뢰를 쌓으며 창조주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부활을 설명한다”며 “익숙한 종교 용어가 다른 의미로 전달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회심을 서두르게 하는 압박을 피한다. 교회는 환대와 복음 설명, 성경공부와 생활 속 동행을 함께 맡아 새신자가 고립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권 태국 문화와 복음 증거
조 선교사는 세계관을 사물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인식의 틀로 설명하면서 태국인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문화와 방식으로 복음을 전할 경우 의도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 문화의 특징으로는 자기보호 의식, 보은관계, 갈등을 피하고 부드럽게 관계를 유지하려는 성향, 유연성과 적응, 종교·심리적 성향, 교육과 능력에 대한 강조, 상호의존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태국 문화에서 관계와 체면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전도자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방식으로 접근하기보다 상대의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음 증거 방법으로는 관계성 전도를 비롯해 태국인의 가치관과 문화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가족관계와 효도, 교회를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이해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복음과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불교권 이주민 세계관
구 교수는 태국·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스리랑카·베트남 등 불교 문화권에서 온 이주민들이 한국의 산업 현장과 농어촌, 대학, 다문화 가정, 지역사회에서 이미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교권 이주민 사역에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뿐 아니라 타종교성, 이주 과정에서의 상실과 정체성의 혼란이 함께 작용한다고 밝혔다.
불교를 단순히 특정 종교를 믿는 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 삶을 해석하는 세계관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불교권 문화에서는 고통과 욕망, 관계, 죽음, 운명, 윤리, 가족 의례 등을 불교적 문화와 전통 속에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민 개인이 어떤 종교적 실천과 가족 전통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특히 불교의 무상·고·무아·업과 윤회 등의 개념이 이주민의 삶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이 가족과의 이별, 언어 장벽, 고용과 체류의 불안, 차별과 소외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고통을 단순히 신앙의 문제로만 환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교권 문화에서 기독교로의 개종이 개인의 선택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이나 공동체와의 관계, 전통과 정체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회심을 서두르기보다 충분한 시간과 신뢰를 가지고 동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불교권 이주민 사역의 방향으로 ‘설득에서 동행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함께 식사하며 삶의 이야기를 듣고, 한국어 교육이나 병원·학교·관공서 이용을 돕는 등 생활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며 이주민의 삶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적 불안과 가족 갈등, 외로움, 차별 등의 문제를 함께 살피며 교회가 이주민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불교권 이주민 사역은 불교를 이기는 일이 아니라, 불교권 이주민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에서 시작된다”며 “그들의 고통을 듣고, 이주의 상실을 함께 견디며, 삶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언하는 것이 사역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불교는 역사적으로 한반도를 포함해 동아시아에 정착해왔으며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타문화와 종교의 벽을 극복하는 차세대 선교운동을 위한 기도와 협력의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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