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번역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전 세계 800개 이상의 언어로 성경 전권이 번역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번역선교단체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Wycliffe Bible Translators)는 최근 발표한 ‘성경 현황(State of the Bible)’ 보고서를 통해 지난 1년간 성경 번역 작업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유엔이 지정한 세계 번역의 날인 9월 30일에 맞춰 공개됐다.
지난 1년 동안 성경 전권이 28개 언어로 새롭게 번역됐으며, 이는 한 해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신약성경도 70개 언어로 완역됐다. 전체적으로 98개의 성경 또는 신약성경이 새롭게 출간된 것으로, 나흘에 한 권 이상의 성경 번역이 완료된 셈이다.
완역된 성경이 있는 언어는 현재 807개로 늘어났으며, 약 62억 명이 자신의 언어로 성경 전권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위클리프는 약 1억100만 명이 처음으로 모국어로 성경 전권을 읽을 수 있게 됐으며, 2,900만 명은 신약성경을 새롭게 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성경이 전혀 없었던 87개 언어 공동체에도 성경 일부 또는 성경 이야기가 제공됐다.
그러나 전 세계 인구의 약 20%는 여전히 자신의 모국어로 성경 전권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 위클리프는 성경 번역이 필요한 언어 가운데 아직 번역 작업이 시작되지 않은 언어가 543개라고 밝혔다. 이는 5년 전 약 1,900개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현재 전 세계 약 7,400개 언어 가운데 4,414개 언어에서 성경 번역이 진행되고 있다. 성경 전권이 번역된 언어는 807개이며, 신약성경은 1,844개, 성경 일부는 1,519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제임스 풀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 대표는 번역 작업의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번역된 성경의 숫자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장 잘 전달되는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접하게 됐다는 점에서 성경 번역의 진전은 매우 기쁜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그 결과 삶과 교회, 공동체가 변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번역을 마친 성경 가운데는 케냐의 마라크웨트어 성경도 포함됐다. 마라크웨트 공동체는 2012년 신약성경을 먼저 번역했으며, 당시 성경의 일부만 번역됐다는 의미로 벌집의 절반을 축하 행사에서 들어 올렸다. 14년 뒤 완역된 성경 출간식에서는 완전한 벌집이 등장했다.
카메룬의 바문카어와 음멘어, 필리핀의 타가카울로어, 세네갈의 사피사피어 등에서도 지난 1년간 신약성경 번역이 완료됐다.
청각장애인 공동체를 위한 성경 번역은 여전히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수어는 383개에 달하지만, 성경 전권이 번역된 수어는 미국수어(ASL)가 유일하다. 106개 수어에는 성경 일부가 번역됐으며, 영국수어(BSL)를 포함한 249개 수어에서는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에서는 약 500만 명의 농인 및 난청인이 있으며, 지난 7월 에티오피아수어로 239개의 성경 이야기가 완성됐다.
나이지리아에서도 500개 이상의 언어 공동체를 대상으로 성경 번역이 진행되고 있다. 위클리프의 ‘마가복음 로드(Mark Road)’ 프로젝트는 40개 언어로 성경 일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10개 미만의 언어에서 번역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 성경을 접하게 된 공동체 중 하나인 지레족은 지난 6월 14일 나이지리아 켄이의 성 베드로교회에서 처음으로 지레어만을 사용한 예배를 드렸다.
교회 지도자 프라이데이 사이두는 현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이 하우사어나 영어보다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을 더 잘 들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위클리프는 그러나 아직 번역되지 않은 언어들에 접근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번역 대상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가 외딴 지역이나 분쟁, 박해, 치안 불안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클리프에 따르면 영국과 아일랜드의 지원을 받는 성경 번역 프로젝트의 약 70%가 현재 ‘민감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 번역가는 틱톡 영상에 신원이 공개된 뒤 살해 위협을 받아 가족과 함께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지만, 이후에도 번역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문자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언어와 번역 작업에 참여할 기독교인을 찾기 어려운 공동체 역시 주요 과제로 꼽혔다.
위클리프는 현지 번역가 양성 확대와 기술 발전, 교회 및 후원자들의 지원 증가 등이 최근 성경 번역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풀 대표는 “우리는 성경 번역에서 놀라운 순간을 지나고 있지만 아직 과업은 끝나지 않았다”며 “모든 사람의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질 때까지 멈추지 않고 긴급함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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