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임신중지약물 미페프리스톤(미프진) 도입 문제를 또다시 언급하며 자신이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면 진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힌 발언은 과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정당한 국정운영인가, 아니면 생명의 존엄성과 민주적 절차를 간과한 권력의 '독선'인가? 이 질문에 대한 깊은 성찰과 우려가 한국 사회와 교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개혁 과제 추진 시 반대와 반발이 쌓인다고 언급하며 자신의 결단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는 『사람의 행위가 자기 보기에는 모두 정직하여도 여호와는 심령을 감찰하시느니라』(잠 21:2)는 성경 말씀처럼, 통치자의 자의적 판단이 불러올 위험을 경고한다.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통치자의 결단만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와 반대 의견을 개혁 저항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민주적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라는 중요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특히 2019년 헌법재판소가 자기낙태죄와 의사의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국회에 입법개선의 시간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입법 공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지시가 국회의 입법을 대신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여성 자기결정권과 태아 생명권이라는 두 헌법적 가치 사이에서 국회가 정교한 규율체계를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약물 도입만으로 입법 공백을 대체하려는 행위는 무질서와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고전 14:40)는 말씀을 되새겨야 한다.

이 대통령의 '먹는 낙태약' 발언, 생명 경시인가 개혁인가
[사진=크리스천투데이]

더욱이 미프진 도입 시 발생 가능한 의료적 합병증(과다 출혈, 감염 등)에 대한 안전망 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생명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기독교는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렘 1:5)라고 하신 말씀처럼, 태아를 하나님이 아시는 고유한 생명으로 본다. 생명을 다루는 정책은 정치적 필요보다 의료적 안전과 사회적 책임이 우선되어야 함을 강력히 역설한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정부의 낙태약물 도입 추진에 대해 '반생명적·반윤리적·위헌적'이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하며 교계의 우려를 대변했다. 국정운영이 통치자의 결단력을 과시하는 무대가 아님을 강조한다. 반대자를 설득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 제도를 정립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 16:18)는 말씀처럼, 권력의 독선은 결국 모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민주적 절차와 생명 존중의 가치가 쉽게 간과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음이다. 정부가 걸어야 할 길은 반대자를 압도하는 '개혁의 속도전'이 아니라, 생명의 존엄, 국민의 기본권, 민주적 절차, 의료적 안전이라는 네 가지 핵심 가치를 함께 지키는 '정도(正道)'여야 한다. 불편하고 더디더라도 이 길이 결국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역사 앞에서 합당한 길임을 기억해야 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