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닥터스, 대지진 베네수엘라에 긴급 의약품 지원
그린닥터스재단이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이재민들에게 긴급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의약품. 소염진통제와 항생제, 감기약, 상처·피부질환 연고, 위장약, 영양제, 파스 등 재난 현장에 필요한 의약품이 포함됐다. ©그린닥터스재단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이 규모 7.5에 달하는 연쇄 대지진으로 사상 초유의 대참사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긴급 의약품 지원에 나선다.

그린닥터스재단은 4일 최근 연쇄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베네수엘라 이재민들에게 필수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한 국제 구호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그린닥터스는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현장에 의약품을 직접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지진으로 현지 주요 교통·물류 인프라가 크게 파괴되면서 직접 지원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와 범미보건기구(PAHO), 콩고민주공화국의 NGO 단체를 연계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우회적으로 의약품을 전달하는 방식을 마련했다.

그린닥터스는 당초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현장에 의약품을 발송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지진의 파괴력이 워낙 커 현지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을 비롯한 주요 교통·물류 인프라가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 이로 인해 대한적십자사 측으로부터 현지 사정상 의약품 전달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린닥터스는 이후 베네수엘라 현지 한국 공관을 통한 직접 전달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했다. 그러나 이 경우 높은 물류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전달 과정에서 지원 물품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지원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린닥터스는 국제기구 및 해외 NGO와의 협력을 모색했고, 세계보건기구(WHO)와 범미보건기구(PAHO), 콩고민주공화국 통합개발가치 증진협회(AIPVDI-RDC)를 연결하는 국제 구호 물류 채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그린닥터스는 이달 말쯤 베네수엘라 지진 이재민들에게 필수 의약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의약품 지원 과정에서는 그린닥터스재단과 콩고민주공화국 AIPVDI-RDC의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양 기관은 이번 지원을 계기로 향후 인도적 지원과 지속가능한 개발 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 체결도 추진하고 있다.

그린닥터스와 AIPVDI-RDC는 이를 통해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아우르는 글로벌 보건의료 협력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연쇄 강진으로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놓여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현지 당국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5,546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6,7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진도 1,100회 이상 이어지고 있으며, 매몰된 실종자가 최대 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면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카라카스와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La Guaira) 지역 등에서는 건물의 약 80%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심각한 파손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와 전력망, 수도관 등 주요 기반시설도 잇따라 끊겼다. 이로 인해 1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들은 전염병 위험과 식수 및 의약품 부족에 동시에 노출된 상황이다.

현지 병원 역시 폭증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이번 지진에 따른 직·간접적인 경제적 피해 규모가 370억 달러, 우리 돈 약 50조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현지 의료 인프라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가운데 그린닥터스가 긴급 발송하는 의약품은 지진 이재민들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번 국제 구호 활동에 동참했다. 대웅바이오와 GC녹십자, 명인제약, 유한양행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베네수엘라 이재민 지원 취지에 공감하고 의약품 지원에 협조했다.

지원 품목에는 소염진통제와 감기약, 상처연고, 피부질환연고, 알레르기성 약품, 위장약, 항생제, 영양제, 파스 등이 포함됐다.

특히 대웅바이오는 소염진통제와 항생제, 소화기 약품 등 약 980여 점, 약 3,300만 원 상당의 의약품을 지원했다. GC녹십자도 각종 감기약과 연고류, 수액 제제 등을 협조했다.

그린닥터스는 이들 의약품이 지진으로 인한 부상과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감염 등에 노출된 현지 이재민들의 의료적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근 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은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질병 위험에 노출된 베네수엘라 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의 온정과 인류애를 전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물류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WHO 및 국제 협력 파트너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린닥터스는 앞으로도 전 세계 재난 현장에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린닥터스재단은 이번 베네수엘라 긴급 의약품 지원을 계기로 국제기구 및 글로벌 NGO와의 공조 체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전 세계에서 재난·재해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 투명하게 의료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국제적 지원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한편, 그린닥터스는 앞서 2022년 9월에도 경기도의사회, 부산 온병원, 아주약품, 대웅바이오 등과 함께 전쟁으로 고통받던 우크라이나에 긴급 의료 지원을 실시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약 19억 원 상당, 미화 143만 달러 규모였다.

이번 베네수엘라 지원은 직접적인 물류 전달이 어려운 재난 현장에서 국제기구와 해외 NGO, 국내 의료·제약계가 연계해 의약품을 전달하는 국제 협력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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