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박자도 선생 묘비 탁본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박자도 선생 묘비 탁본(위 사진 왼쪽),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서수복 선생 묘비(위 사진 오른쪽), 하와이 코할라 교회 스테인드 그라스에 새겨져 있는 이병준 선생 가족 정보. ©뉴시스

국립창원대학교가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를 중심으로 활동한 한인 독립운동가 20명을 새롭게 발굴해 국가보훈부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했다.

국립창원대 한인디아스포라발굴조사단은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신규 발굴한 한인 독립운동가 20명의 공적을 정리해 포상 신청을 완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신청으로 조사단이 발굴해 정부 포상을 요청한 하와이 지역 독립운동가는 모두 120명으로 늘었다. 조사단은 지난해 66명에 이어 올해 3·1절을 앞두고 마우이섬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34명의 포상을 신청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던 빅아일랜드 지역 한인들의 삶과 독립운동 행적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빅아일랜드 묘비에서 출발해 독립운동 행적 복원

빅아일랜드는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정착한 지역이다. 한인교회와 대한인국민회 지방조직이 운영됐으며, 이승만이 이끈 동지회의 숯공장도 설치되는 등 한인 이민사회의 주요 생활·활동 거점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오아후섬과 비교해 관련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빅아일랜드 한인들의 독립운동 활동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실제로 빅아일랜드를 중심으로 활동한 인물 가운데 올해 3·1절 독립유공자로 포상된 사람은 조사단이 지난해 신청한 이만정 선생이 유일하다.

조사단은 현지 한인 묘역에서 확인한 묘비의 이름과 생몰 연도, 가족관계를 조사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후 한인신문과 대한인국민회 관련 자료, 독립운동자금 명부, 교회 기록 등을 교차 분석해 20명의 생애와 독립운동 행적을 복원했다.

박자도·서수복·이병준 선생 공적 확인

이번 포상 신청 대상자인 박자도 선생은 1905년 하와이로 이민한 뒤 대한인국민회와 재미한족연합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독립운동자금을 꾸준히 지원했다.

조사단은 박 선생이 하와이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준비했던 대조선독립군단의 단원으로 활동한 사실도 확인했다.

부산 출신인 서수복 선생은 1919년 4월 30일 사진신부로 하와이에 이주해 김경식과 혼인했다. 혼인 이후 남편의 성을 따라 김수복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서 선생은 1947년 힐로부인회 회장과 1949년 힐로 부인국민회 지방회장을 맡아 빅아일랜드 한인 여성사회를 이끌었다. 1937년부터 1960년까지 부인구제회 의무금과 혈성금, 독립금, 전후한국구제회 구제금, 본국 수재민 구휼금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광복 이후에도 조국 재건과 구호를 위한 기부를 이어갔다. 조사단은 그의 활동이 사진신부로 이주한 한인 여성이 독립운동 지원뿐 아니라 해방 이후 조국 재건에도 꾸준히 참여한 사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병준 선생은 빅아일랜드 코할라 지역에서 대한인국민회 활동을 이끌며 독립운동자금과 조국재건자금을 지원했다. 현재 코할라 한인교회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이 선생과 아내 김필애, 아들 이윤일의 이름이 새겨져 초기 한인교회와 이민공동체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하와이 넘어 미주 본토·중앙아시아로 조사 확대

국립창원대 한인디아스포라발굴조사단은 8월 4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 우즈베키스탄에서 현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현지 묘역과 교회, 한인사회 관련 기록을 살펴 한인 디아스포라의 이주와 정착 과정, 독립운동 및 조국 재건 활동을 조사·복원할 계획이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빅아일랜드의 묘비에서 이름을 찾고 흩어진 기록을 연결해 농장에서 일하며 정착한 평범한 이민자들의 일상이 곧 독립운동의 기반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인 최초의 공식 이민지인 하와이에서 축적한 조사 성과를 토대로 미주 본토와 중앙아시아 등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겠다”며 “조국의 독립과 재건을 위해 헌신하고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한인 디아스포라의 삶과 공적을 끝까지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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