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스틸(한국명 박은주) 주한 미국대사가 곧 부임한다. 트럼프 미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줄곧 대행 체제로 유지돼 오던 주한 미국대사에 한국계 미국인이 정식으로 부임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남다른 게 솔직한 심정이다.
스틸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주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에서 엘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 담당 차관 주재 아래 취임 선서를 했다. 앞서 미 상원에서 인준안이 가결된 후 정부가 아그레망을 부여함으로써 한미간의 인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북 출신의 실향민 부모 사이에서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975년 온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한 후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숀 스틸 변호사와 결혼해 평범한 주부로 생활해 왔다. 그러다 1992년 LA 폭동 사태를 계기로 한국계의 정계 진출 필요성을 절감해 공직에 발을 들이게 됐다.
스틸은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 오렌지카운티 행정책임자 등을 역임한 후 2020년 미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워싱턴의 정치 중앙무대에 입성했다. 그 후 2022년 선거에서 캘리포니아 제45지구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2024년 11월 선거에서 약 600표 차이로 낙선했다.
그런 그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한미국 대사로 낙점한 건 그가 공화당 내에서도 흔들림 없이 보수의 가치를 대변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핵심 기조를 충실히 따르면서 외교적으로 대중국 견제와 아시아 안보 강화에 목소리를 높여 온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철학을 한국적 맥락에서 가장 잘 공유하고 실행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인 한국계 영 김 공화당 의원은 스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해 “중요한 한미 관계에 있어 적시의 적임자”라고 했다. “한국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미국을 잘 아는 분이 한국 대사로 부임하는 만큼 한미 관계뿐 아니라 실향민 가족으로서 북한 인권 문제에 잘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미자유물결, 서울시교회총연합회 등 보수단체들은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미셸 박 스틸 대사의 부임을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스틸 대사가 “양국 정부 간의 외교적 대화를 넘어, 양국의 가교역할을 수행해 줄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고 했다.
스틸 대사의 한국 부임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지난해 1월 전임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떠난 후 비어 있었던 주한 미국 대사직 공백이 1년 6개월 만에 채워진다는 것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주한 미국대사라는 점이다. 또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임한 성 김 전 대사 이후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란 의미도 있다.
그런 외형적인 조건보다 한국 문화와 정서를 잘 이해하는 인물이 대사로 부임하는 점에서 양국의 시각 차이를 좁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 들어 흔들리는 한미동맹과 양국 간의 경제 기술 협력 문제에 있어 상호 신뢰를 회복하도록 역할과 책임을 다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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