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동일교회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
컨퍼런스가 열리는 모습. ©노형구 기자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급감과 성장이 멈춘 시대, 충남 당진의 당진동일교회(담임 이수훈 목사)가 제시한 해법은 명확했다. 20일 오후, 충남 당진동일교회(담임 이수훈 목사)에서 열린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는 이론이 아닌 철저한 ‘현장 디테일’로 무장한 사역 보고서였다.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수훈 목사는 목회자의 ‘야성’과 ‘현장성’을 강조하며 서두를 뗐다. 전도가 어렵기로 유명한 충청도 지역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직접 노동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것이었다.

이 목사는 “책상에만 앉아 있는 목사는 성도와 이웃의 진정한 눈물을 알 수 없다”며 “저는 직접 공장과 공사 현장에 나가 함께 땀 흘리며 사람들을 만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목사가 바닥에서 청소하고 땀 흘릴 때, 불신자들은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연다. 목회는 화려한 신학 이론 이전에 그들의 삶을 돕는 ‘바울 사역(Tent-making)’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목사는 어린이 전도가 부모 세대의 부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을 동네의 리더로 키우는 ‘토요 학교’와 이른바 ‘독박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한 ‘화요 학교’를 그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해 화요일 오전, 권사님들이 아이들을 대신 업어주는 ‘자유의 날’을 선포했다. 엄마들이 쉴 수 있게 해주니 자연스럽게 남편 전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봄에는 꽃화분을, 여름에는 고추 모종을 선물하며 이웃이 고추를 따 먹을 때마다 교회를 생각하게 했다. 장로님께 전수받은 비법으로 5년 숙성 곰탕을 끓여 이웃집 문 앞에 걸어두는 진심이 수많은 영혼을 살리는 도구가 되었다”며 생활 밀착형 전도의 위력을 강조했다.

당진동일교회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
이수훈 목사. ©노형구 기자

이어 사례 발표에 나선 김소연 간사는 이수훈 목사의 목회 철학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콘텐츠’로 구현되었는지 상세히 소개했다. 그녀는 어린이부터 장년층까지 아우르는 당진동일교회만의 독창적인 사역 방법론을 네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째, 팬데믹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냉장고 사역’이다. 교회 내부에서 성도들의 모임이 극도로 제약받던 시절, 당진동일교회는 ‘반찬 냉장고’를 통해 성도들을 능동적인 전도자로 탈바꿈시켰다. 과거 교회에서 대량으로 음식을 만들어 나누던 획일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각 가정이 저녁 메뉴를 2인분만 더 넉넉히 만들어 교회 냉장고를 채우는 ‘나눔 조리’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성도들은 냉장고 앞에 서서 “이 찌개는 혼자 계신 어르신이 좋아하시겠다”, “이 반찬은 옆집 아이 엄마에게 주면 좋겠다”며 스스로 전도 대상을 고민하게 됐다. 교회가 지정해 준 명단이 아니라 성도의 삶 속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달되는 구조다. 또한 지역 소상공인의 음식을 교회가 직접 구입해 냉장고를 채움으로써, 팬데믹으로 고통받던 지역 경제와 상생하는 ‘착한 이웃’의 모델을 구축하며 지역 사회의 신뢰를 쌓았다.

당진동일교회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
김소연 간사가 사례발표를 진행하고 있다.©노형구 기자

둘째, 관계의 문턱을 낮추는 ‘취향 공동체’ 모임이다. 교회라는 이름이 주는 중압감을 덜기 위해 젊은 세대와 장년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밀하게 공략했다. ‘할 일을 끝까지 미루는 사람들의 모임’, ‘떡볶이 매니아 모임’, ‘사춘기 자녀를 둔 갱년기 엄마 모임’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솔직한 주제로 ‘딱 한 번만 모이는’ 주중 소그룹을 제안했다.

특히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해 ‘자기소개 금지’라는 파격적인 규칙을 세운 모임은 큰 호응을 얻었다. 억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공간에서 청년들은 오히려 깊은 위로를 얻었고, 대화가 깊어지는 지점에서 “함께 기도할까?”라는 제안이 자연스럽게 나오며 불신자들이 교회로 연결되는 놀라운 과정을 확인했다.

당진동일교회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
원데이 모임 설명. ©노형구 기자

셋째, 집회 브랜딩의 혁신과 ‘각인 효과’ 활용이다. 성도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집회를 ‘참여하고 싶은 축제’로 디자인했다. 40일 기획 노트를 무료로 배포하는 대신 1만 원에 판매하고, 매일 작은 순종 목록을 완수 시 전액을 돌려주는 ‘페이백’ 시스템을 도입해 성도들의 실천 의지를 극대화했다.

또한 B급 감성을 가미한 위트있는 브랜딩을 적극 활용했다. 커피 카누에 “은혜 못 받으면 어떡하노”라는 문구를 입히거나, 비빔면을 ‘팔복면’으로, 짜장 라면을 ‘진짜 장로’로 패키징해 선물했다. 이는 성도들이 마트에서 일반 제품을 볼 때마다 교회의 메시지와 성경적 가치를 유쾌하게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각인 효과를 발휘했다.

넷째, 다음 세대의 영성과 태도를 바꾸는 ‘놀다가소’ 사역이다. 교회 내에 설치된 한강라면 기계와 수많은 종류의 라면은 아이들을 교회로 유인하는 강력한 마중물이 됐다. 그러나 이곳의 라면은 단순한 공짜 선물이 아니다. 아이들은 30분간 독서를 하거나, 주일 예배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한 ‘말씀 노트’를 제출하는 ‘정성’을 지불해야 한다.

당진동일교회 놀다가소
아이들이 라면을 먹으려 몰려든 모습.©당진동일교회
당진동일교회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
놀다가소를 체험한 아이의 말씀노트 기록 모습. ©노형구 기자
당진동일교회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
놀다가소 공간 벽면을 빼곡히 채운 다양한 라면들. ©노형구 기자

라면을 먹고 싶은 욕구가 아이들을 말씀 앞에 서게 했고, 이는 예배 집중력과 문해력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교육 효과로 이어졌다. 특히 식사 중 핸드폰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감사 인사를 교육함으로써 인성 훈련의 장으로 활용했다. 또한 라면 기계 앞에서 직접 봉사하는 ‘아버지 봉사단’의 활약은 사역에 소극적이던 남성 성도들을 공동체 중심부로 끌어들이며 가족 전체가 교회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만들었다.

당진동일교회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
아버지 성도가 라면을 끓이는 모습. ©노형구 기자
당진동일교회 ‘어린이를 통한 교회 부흥 컨퍼런스’
당진동일교회는 라면 디자인을 교회 친화적으로 패러디해 재구성한 것들을 전도용품으로 활용한다. ©노형구 기자

당진동일교회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이론 중심의 세미나에서 벗어나, 당장 내일 아침 교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제 모델과 도안을 전국 교회와 공유했다. 이수훈 목사는 컨퍼런스 말미에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으로 영혼을 품을 때 진정한 부흥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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