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부활절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예배가 부활주일을 기해 전국적으로 드려졌다.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과 전국의 지역연합단체들도 저마다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는 방식으로 이날을 기념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포진한 한국교회총연합은 ‘생명의 부활, 한반도의 평화’를 주제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연합예배를 진행했다. 이 예배엔 73개 교단을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 정치인들까지 다수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같은 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순복음원당교회에서 ‘부활절 감사예배’를 드렸다. ‘부활·통합·희망’을 주제로 한 한기총의 부활절예배엔 산하 교단과 단체 대표들이 다수 참석했다.

한국교회연합은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기독인총연합회, 전국기독교총연합 등과 함께 경기도 군포제일교회에서 ‘부활로 다시 서는 교회, 하나되어 다시 살리리’를 주제로 부활절연합새벽예배를 드렸다. 연합기관이 타 연합단체 대표들과 함께하는 형태의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 데는 이곳이 유일하다.

한국교회에 있어 부활절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미국 장로교 선교사 언더우드와 감리교 아펜젤러 선교사가 인천 제물포에 도착해 부활절에 한국 선교가 시작됐다. 한국교회 이름의 연합예배가 처음 시작된 것도 1947년 4월 6일 부활주일이다. 서울 남산야외공원에서 미군과 함께 드린 이 부활절연합예배는 12년간 이어졌다. 그 후 교단 분열 속에서도 1973년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교회 연합의 정신을 구현하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 연합기관들이 저마다 ‘부활절연합예배’라는 타이틀로 각각 예배를 드린 데서 볼 수 있듯이 ‘연합’은 ‘각자도생’으로 바뀐 지 오래다. 보수를 지향하는 연합기관이 3개로 늘어나면서 ‘협력·통합’ 대신 ‘독주·독자’를 고집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거다.

그런데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를 보면서 굳이 각자 따로 드려야 할 이유와 명분을 찾기 어려운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도 과거엔 ‘부활절연합예배’가 나뉘어 드려질 때마다 반성하는 분위기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연합’이란 명칭을 앞세우면서 ‘연합’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성의도 없이 각자 흩어지는 걸 당연시 하는 풍토다.

지금 한국교회의 상황은 변화산에서 예수님에게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라고 한 베드로의 말이 떠오르게 한다. ‘차별금지법’ 등 각종 악법 시도에 우겨 쌈을 당하는 처지의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는 일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뼈저린 반성이나 자각 없이 과연 “이대로 좋사오니” 하며 안주할 때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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