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적지 않은 교회들이 합병의 방법으로 존속, 유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와 목회자 은퇴, 재정적 어려움 등이 겹친 게 주 요인이지만 원칙 없는 교회 합병이 가져올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예장 통합 교단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한 지역 노회에서 12개 교회가 6개 교회로 합병했다고 한다. 또 다른 노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 보고가 있어 앞으로 지역에서의 교회 합병 현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에서 교회 합병 사례가 늘고 있는 건 그만큼 교회를 존속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반증일 것이다. 다만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교회 합병이라도 원칙과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정체성 혼란에 따른 갈등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통합 교단의 경우 총회 헌법에 교회의 합병에 대한 규정이 명시돼 있다. 헌법 제2장 교회, 제11조 ‘지교회의 분립, 합병’에 “지교회의 분립 및 합병은 그 지교회의 당회와 공동의회의 결의로 노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원칙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과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적법한 절차를 거친다 해도 합병 논의 과정과 시행, 이후 발생할 문제에 적절히 대응할 기준과 가이드가 마련돼 있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돌출할 수 있다.
이런 요구에 따라 통합 교단은 지난해 총회에서 ‘자립대상교회 합병을 위한 매뉴얼’(지침)을 처음 채택했다. 다만 교회와 선교를 합병의 제1원칙으로 삼아 성도와 공동체의 의견을 존중하고 투명한 절차로 진행할 것을 명시하는 등 교단 테두리 안에서 절차와 제도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한국교회에서 교회 간 합병은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미국 교회의 합병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지난 2013년에 이른바 ‘선교적 교회 합병(missional church merger)’을 이룬 교회 비율이 5%에 달했고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서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점은 쇠퇴하는 교회들이 단지 존속을 위해 합병을 선택한 경우, 그 후에도 쇠퇴를 지속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반면에 선교를 위한 합병의 경우, 합병 전보다 더 크게 성장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리더십 네트워크 보고서는 이런 새로운 병합의 공식을 ‘1+1=10’, 즉 시너지 효과로 설명했다.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교회 합병은 교인 감소에 따른 재정 문제와 목회자 은퇴 등 교회가 존속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경우가 많다. 교단 내 노회 안에서 이뤄지다 보니 교단을 초월한 합병은 꿈도 못 꾼다. 이런 합병이 잠시 교회를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지역사회에서 선교적 사명을 다하는 교회가 되려면 교단 간의 장벽을 헐는 것으로 시작해 ‘선교적 합병’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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