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제프 파운틴 작가의 기고글인 ‘유럽에 더 큰 위협은 무엇인가: 이주인가, 민족주의인가?’(What is the bigger threat to Europe: migration or nationalism?)을 최근 게재했다.
제프 파운틴 작가는 슈만 유럽 연구 센터(Schuman Centre for European Studies)의 창립자이며 1990년부터 YWAM 유럽의 이사로 재직하며, 공산주의의 붕괴 이후 변화된 정치 환경에서 활동해왔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유럽은 돌이킬 수 없는 문명적 쇠퇴 속에서 문화적으로 텅 비어가고 있으며, 무슬림 이주민들의 물결에 휩쓸리고 있다.” 일부 영향력 있는 목소리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이 서사에 따르면, 유럽의 몰락은 인구학적·종교적 변화에서 비롯되었으며, 이주와 기독교 문명의 쇠퇴가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는가? 과연 이주가 유럽 안정의 가장 심각한 위협인가? 아니면 민주주의 신뢰를 내부에서 잠식하는 세력이 더 큰 문제인가?
실제로 유럽에 오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많은 사람들은 유럽으로 오는 이주민 대다수가 무슬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유럽에 도착하는 이주민의 56%는 기독교인이다. 그중 상당수는 유럽 내 다른 지역에서 이동해 온 사람들이다. 무슬림은 전체 이주민의 18%를 차지하지만, 유럽 전체 인구에서 무슬림 비율은 약 7%에 불과하다.
흥미롭게도, 탈기독교화된 유럽에 기독교가 재유입되고 새롭게 살아나는 주요 경로 중 하나가 바로 이주다.
한때 텅 비어가던 교회들은 이제 다국어 예배와 활기찬 찬양, 강한 기도 공동체로 채워지고 있다. 이러한 활력은 주로 이주민 공동체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는 유럽의 종교적 유산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유산이 살아가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중동 일부 지역, 동유럽 출신 기독교인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아프리카 및 중동 출신 기독교인들이 감소하던 교회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유럽의 무슬림 현실
무슬림 인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실제보다 훨씬 과장되어 있다. 이는 포퓰리즘적 공포 정치의 영향이 크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30%에 달한다고 추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비율은 8~9% 수준이다. 장기적 인구 전망에서도 무슬림은 여전히 소수 집단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법체계는 세속적이고 헌법에 기반하며 인권 규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국에는 일부 이슬람 중재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이는 영국 법을 대체하지 않는다.
물론 통합 문제, 사회적 분리, 종교적 극단주의 등의 도전은 존재하며 진지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등 상당한 무슬림 인구를 가진 국가들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사회 중 하나다. 높은 생활수준, 탄탄한 복지제도, 견고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현실과 미국 비교
대서양 건너에서는 종종 유럽이 쇠퇴하고 있고 미국은 자유와 번영의 보루라고 묘사한다. 그러나 여러 지표를 보면 서유럽 국가들은 평균 수명, 영아 사망률, 의료 접근성, 사회 이동성, 소득 불평등, 일과 삶의 균형, 투명성, 민주주의, 언론 자유, 인간개발지수 등에서 미국을 앞서는 경우가 많다.
유럽인들은 더 오래 살고, 의료 파산 위험이 낮으며, 더 높은 행복도를 보이고, 노동 보호가 강하며, 폭력 범죄율도 낮다. 특히 무슬림 인구가 비교적 많은 국가에서도 이러한 안정성과 번영은 유지되고 있다. 이는 다양성이 곧 사회 붕괴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의문을 던진다.
반면 미국은 기대수명 감소, 극심한 불평등, 대규모 수감 문제, 취약한 사회 안전망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무슬림 인구 규모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음을 보여준다.
극우 민족주의의 구조적 위협
오히려 더 구조적인 위협은 극우 포퓰리즘이다. 이주민이나 종교 소수자와 달리, 극우 세력은 권력을 직접적으로 추구한다. 그리고 권력을 잡으면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제도를 약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유럽 여러 지역에서 포퓰리스트들은 사법 독립성을 공격하고, 언론 자유를 훼손하며, 선거 정당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정치적 반대자를 ‘국가의 적’으로 규정해 왔다. 그들은 ‘기독교 유럽’을 수호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존엄, 진리, 약자 보호, 정의, 자비, 겸손과 같은 기독교 윤리에 대한 헌신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대계명 역시 종종 무시된다. 이러므로 기독교는 도덕적 나침반이 아니라 문화적 배지로 전락한다.
유럽의 가장 큰 위기들은 종교적 다양성 때문이 아니라, 정체성을 절대화하고 다원주의를 거부한 민족주의 운동에서 비롯되었다. 극우 운동은 다양성을 침략으로, 공존을 굴복으로 묘사하며 끊임없는 문화적 공포를 조장한다.
그 결과 무슬림에 대한 공포는 실제 숫자나 객관적 영향력을 훨씬 초과한다. 이 간극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조성된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럽이 직면한 진짜 문제들인 고령화, 경제적 불평등, 기후 위기, 권위주의 국가들의 지정학적 압력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진짜 위협은 무엇인가
유럽은 무슬림에 의해 압도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지역에서 이주민을 통해 기독교가 새롭게 살아나고 있다. 더 큰 위험은 공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민주적 제도를 잠식하며, 문화적 정체성을 무기로 삼는 민족주의 운동이다.
최근 한 토론에서 우크라이나의 두 교수와 함께 20세기 교회 지도자 안드레이 셉티츠키(Andrej Sheptytskyy)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민족주의가 다른 민족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정당화하고, 한 민족을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여기며, “국가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불의를 용인할 때 파괴적으로 변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과 독립 투쟁의 상황에서도 어떤 국가적 대의도 살인이나 억압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분명하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모든 사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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