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존
J.존. ©위키피디아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J.존의 기고글인 ‘사순절이 지닌 은혜로 가득한 의미’(The grace-filled significance of Lent)을 최근 게재했다.

J. 존은 목사, 연사, 방송인,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개인 팟캐스트인 ‘J.John Podcast’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사순절은 종종 엄숙하고, 제한적이며, 심지어 기쁨이 없는 시간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해마다 새로운 감사의 마음으로 사순절을 맞이한다. 사순절은 하나님께서 그분의 선하심 가운데 우리에게 시간을 주시는 은혜의 선물이다.

필자가 사순절을 지키는 이유, 그리고 사순절이 왜 여전히 기독교 절기 가운데 가장 생명력 있는 시기라고 믿는지 네 가지 이유를 나누고자 한다.

1. 사순절은 ‘멈춤’의 시간이다

우리는 거의 멈추지 않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삶은 고속도로처럼 빠르게 흘러가며, 마감 일정과 약속, 끊임없는 알림과 소음이 뒤엉킨 다중 추돌 사고 현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친 한숨과 함께 이렇게 말한다. “너무 바빠요.”

종이든 디지털이든 우리의 일정표는 이미 가득 차 있다. 특히 가정에서는 누가, 어디서, 언제 무엇을 하는지 조율하는 일이 마치 군사 작전을 계획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런 분주함 속에 사순절은 길고 느린 ‘중단’으로 찾아온다. 사순절은 삶의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게 한다.

사순절은 단순함과 침묵, 경청과 묵상을 초대한다. 바쁜 흐름에서 벗어나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도록 부른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에는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삶의 소음 속에 묻히기 쉬운 진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오셔서 용서와 치유, 새 생명을 주셨다는 사실이다.

이 메시지는 더 보완될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울려 퍼질 ‘공간’은 필요하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편 46:10).

사순절은 바로 그 공간을 만들어 준다. 멈추고, 숨을 고르고,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그리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다시 기억하게 한다.

2. 사순절은 회개의 시간이다

회개라는 말은 오늘날 인기 있는 단어는 아닐지 모르지만, 매우 귀한 개념이다. 회개란 수치심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의 빛 가운데 정직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회개에는 두 가지 움직임이 있다: 첫째,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었음을 인정하는 것, 둘째, 하나님의 은혜로 다르게 살기로 결단하는 것이다.

시편은 있는 그대로의 정직함으로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예수님 역시 사역을 시작하시며 이렇게 선포하셨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복음 1:15).

사순절은 우리 마음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허락한다. 마치 병원을 찾는 것과 같다. 때로는 불편하고 이리저리 진단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결국 생명을 살리는 과정이다.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내게 무슨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시편 139:23–24).

또한 회개는 은혜가 자랄 수 있도록 마음의 터전을 정리한다.

3. 사순절은 우선순위를 바로 세우는 시간이다

전통적으로 사순절에는 음식이나 음료, 혹은 소셜미디어 같은 어떤 것을 내려놓는 실천이 포함된다. 이것은 영적 다이어트가 아니라 삶의 질서를 재정립하는 과정이다.

우리가 즐기는 어떤 것을 내려놓는 것은 더 크고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하는 행위다. 우리의 욕구와 욕망이 삶의 주인이 아님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아니하리라”(고린도전서 6:12).

우리는 자주, 그리고 거의 깨닫지 못한 채 자신을 삶의 중심에 놓는다. 사순절은 부드러우면서도 분명하게 우리의 중심을 다시 바로잡는다. 단지 우리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을 구하도록 가르친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태복음 6:33)는 말씀처럼, 사순절은 우리의 사랑을 재정렬하고 삶의 질서를 바로 세우며 진정 우리를 만족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발견하게 한다.

4. 사순절은 준비의 시간이다

사순절은 결코 목적지가 아니라 부활절로 이어지는 길이다. 위대한 축제를 위한 준비 과정이다. 음악가가 연습을 하고 운동선수가 경기를 준비하듯, 사순절은 우리가 부활절을 온전히 맞이하도록 준비시킨다.

인간의 문제의 깊이를 직면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해답의 놀라움을 이해할 수 없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는 나음을 입었도다”(이사야 53:5).

금식 후의 잔치는 더 풍성하고, 어둠 이후의 빛은 더 밝다. 골짜기를 지나야 부활의 의미를 깊이 알 수 있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시편 30:5).

사순절은 우리의 영적 갈망을 깊게 하여 부활절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게 한다.

왜 사순절을 지키는가

삶이 빠르게 달려갈 때 사순절은 나를 멈추게 한다. 사순절은 죄에 대한 진실과 그보다 더 큰 은혜의 진실을 말해 준다. 사순절은 내 삶의 사랑과 우선순위를 바로잡는다. 그리고 사순절은 나를 다시 한 번 빈 무덤으로 인도한다.

사순절은 기쁨을 잃는 시간이 아니라, 더 깊은 기쁨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올해는 사순절을 서둘러 지나가지 말고, 그 속에서 배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기억할 만한 사순절 한마디

▲사순절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더 많은 자리를 내어 드리는 것이다 ▲사순절은 은혜가 우리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삶의 속도를 늦추게 한다 ▲사순절은 마음의 혼란을 정리하여 그리스도가 중심에 서시게 한다 ▲사순절의 금식은 부활절의 잔치를 온전히 누리기 위함이다.

사순절의 시작을 위한 기도

자비롭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사순절을 시작하며 고요히 주님 앞에 나아갑니다. 우리의 마음을 잠잠하게 하시고, 걸음을 늦추시며, 우리의 영혼을 부드럽게 하소서. 내려놓아야 할 것과 붙들어야 할 것을 보여 주소서.

우리의 죄를 직면할 용기를 주시고, 주님의 자비를 겸손히 받게 하시며, 새 생명 가운데 살아갈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하나님, 우리 안에 정결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예수님과 함께 광야를 지나가게 하시어, 그의 부활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게 하소서. 이 계절 동안 우리의 기도와 금식, 경청과 삶을 주님께 드립니다. 우리의 구원이시며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