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이란 전역에서 경제 붕괴와 정치적 불안이 심화되며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밖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이 현지에 남은 가족과 교회 공동체의 안전을 두고 깊은 공포와 고립감을 호소했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의 증언은 이란 기독교 난민을 지원하는 한 사역 단체를 통해 기독교 전문 매체에 전해졌다. 증언자들은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익명을 요청했다.
사역 단체와 연결된 여러 이란 출신 기독교인들은 최근 수일간 이란 정부의 전면적인 인터넷 및 통신 차단으로 가족과 친구들과의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고 전했다. 일부는 시위 과정에서 지인들이 사망하거나 체포됐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확한 상황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전국적 통신 차단 속 가족과 연락 두절
이란 기독교인으로 소개된 ‘브라더 S’는 최근 시위 격화로 가족과 공동체의 안전과 심리적 상태가 극도로 악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상황 속에서 여러 지인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현지 상황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와 외신들도 최근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가 통신을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보안 병력을 동원해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사태의 규모를 축소하고 있지만,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대규모 체포와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외부의 접근이 제한돼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제 붕괴와 생활 인프라 붕괴가 시위 촉발
또 다른 이란 기독교인 ‘브라더 R’은 현재의 시위가 단순한 정치적 불만을 넘어 생존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와 가스, 수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일부 지역은 혹한과 폭설 속에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터넷과 전화까지 차단되면서 시민들이 극심한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란 내 기독교인들의 처지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적 소수자로서 이미 취약한 위치에 있던 기독교 공동체가 사회 전반의 혼란 속에서 이중의 불안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거주 기독교인들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불안 호소
해외에 거주 중인 이란 기독교인들은 통신 차단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극심하다고 전했다. ‘브라더 M’은 가족과 친지들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경제적·정서적·인도적 위기가 동시에 닥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언자 ‘브라더 A’는 나흘 넘게 가족과 전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이란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상황을 두고 “완전히 어둠 속에 놓여 있다”고 표현했다.
통화 가치 폭락으로 생계 위기 가중
CDI는 이란의 심각한 경제 위기도 시위 확산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고 밝혔다. 이란 화폐 리알화 가치가 지난 1년간 급락하면서 시민들의 구매력이 급격히 낮아졌고, 식료품과 의약품, 의료 서비스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이 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브라더 A는 빈곤층 가정의 식탁이 비어가고 있다며, 많은 가정이 자녀에게 우유나 고기조차 사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사업체들이 문을 닫고 생계 수단이 사라지면서 사회 전반의 불안정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시위 요구, 경제 넘어 체제 변화로 확산
증언자들은 현재의 시위가 단기적인 경제 불만을 넘어 체제 전반에 대한 반발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더 A는 많은 시민들이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억압을 끝내고 근본적인 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 차단 이후 시위 진압 과정이 더욱 격화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증언자들은 제한적으로 들려오는 소식을 토대로 수천 명이 체포되고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외부에서는 이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회와 성도들, 상황 파악조차 어려운 상태
사역 단체와 연계된 한 목회자는 통신이 거의 완전히 차단되면서 이란 내 교회와 성도들의 상황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텔레비전과 해외 언론 보도를 통해 제한적인 정보만 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 기독교인들이 이미 종교 활동 제한과 체포 등 심각한 박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도 상당수 기독교인이 관련 법률에 따라 수감돼 있다고 전했다.
‘신에 대한 전쟁’ 혐의, 소수자에 위협
이란 기독교 난민을 지원하는 한 기독교 지도자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이란의 법적 장치가 종교적 소수자들에게 추가적인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 형법에 규정된 ‘모하레베(moharebeh)’ 조항을 언급하며, 이 조항이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는 행위를 처벌하는 데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과거 시위 국면에서도 도로 차단이나 보안군과의 충돌과 같은 행위가 이 혐의로 기소돼 사형이나 중형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부 강경 세력이 기독교인을 서방과 연계된 집단으로 낙인찍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기도와 연대 호소…“잊히지 않았다는 것이 큰 힘”
이란의 기독교 인구는 약 수십만 명에서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역사적 소수민족 공동체뿐 아니라 이슬람에서 개종한 신자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법적·사회적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증언자들은 기도와 국제사회의 관심을 강조했다. 브라더 A는 하나님이 상황을 주관하고 있다고 믿으며, 조국의 국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목회자 A는 국제사회가 이란과 이란 기독교인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외부에 알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란 교회가 세계와 연결돼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