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기
©Sina Drakhshani/ Unsplash.com

이란의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평화적 시위대를 향한 폭력적 진압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최근 엑스(X)의 페르시아어 계정을 통해 이란 보안군과 시위대가 거리에서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다른 영상들에는 일부 시위대가 체포 위험을 무릅쓰고 “독재자에게 죽음을”, “여성, 생명, 자유” 등의 구호를 외치는 모습도 담겼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에서 평화적 시위자들이 위협과 폭력, 체포에 직면하고 있다는 보고와 영상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기본적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이슬람공화국 정권은 이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돼 대학 캠퍼스로 확산됐으며, 일부 상인들은 항의의 의미로 점포 문을 닫았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국가 통화 가치 급락으로 인플레이션이 폭등하면서 시위는 수도를 넘어 전국 여러 도시로 번지고 있다.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란 경제는 최근 이란 리알화가 미 달러당 142만 리알까지 하락하면서 사실상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불과 6개월 만에 56% 이상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보다 72%나 상승했다.

보복을 우려해 가명을 사용한 한 시민 알보르즈는 가디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일 수 있겠는가. 빵 하나를 사기 위해 현금을 가방에 담아 가야 하는 상황이 정상적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수년 동안 우리는 이 부패한 정부 때문에 조금씩 삶의 방식을 바꿔야 했다”며 “우리는 이 정권의 퇴진을 원하며, 더 이상 이 체제가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사망한 22세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이란 정권은 대규모 체포와 치명적인 무력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시위는 미·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한 뒤,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타격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만약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슬람공화국은 어떤 잔혹한 침략에도 가혹하고 억제력 있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6월 공습 직후 미군이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완전히, 철저히 파괴했다”고 선언하며, 이번 공격이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을 향해 “평화 아니면 비극”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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