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인간 이해는 현세의 삶보다는 내세의 삶을 더 소중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므로, 극단적으로 치우칠 경우 이 땅에서의 삶을 소홀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김균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영혼과 육체의 이원론은 하나님의 구원과 통치의 영역을 인간의 영혼으로 위축시키며, 이를 통해 육체와 물질의 영역을 하나님의 구원과 통치의 영역에서 제외시키는 영혼주의(spiritualism)를 초래한다. 육체와 물질은 기독교 영역이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될 영역인 것처럼 생각된다. 이리하여 영혼과 육체의 이원론은 육체와 물질의 영역, 곧 현실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무관심을 초래하며, 현실의 세계에 등을 돌린 삶의 자세를 조장한다. 현실을 개혁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을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며, 영적 문제에만 관심을 갖게 한다.
물론 이원론적인 사고가 항상 현실 세계에 대한 무관심을 불러온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지나치게 내세에만 치우칠 경우 현실 세계에서의 무책임을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런 가능성 때문에 에큐메니칼 인간이해는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세상에서 책임적인 성도로 살 수 있도록 도전하는데 기여한다고 보여진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에큐메니칼 인간 이해는 인간 죄의 구조적 차원에 대한 시야를 열어주는데도 기여하였다. 전통적인 기독교 인간 이해는 죄의 개인적 차원만을 보는데 제한되어 있어서 주로 개인의 결단과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었지 사회구조의 변혁을 촉구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내었다. 에큐메니칼 인간 이해는 모든 대륙, 모든 나라, 모든 지역에 만연되어 있는 고통들 중 상당수가 구조적인 악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구조악은 개인의 변화로만 쉽게 해결되어질 수 없는 측면이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오늘날은 에큐메니칼 운동가들 뿐 아니라 많은 복음주의자들도 전보다 더 심오한 방식으로 세상 안에 존재하고 있는 구조악의 깊이를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여기에 에큐메니칼 인간 이해의 기여점이 있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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