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즈라왈라의 기독교인들은 카므란 살라맛 목사의 피살 사건을 애도했다
구즈라왈라의 기독교인들은 카므란 살라맛 목사의 피살 사건을 애도했다.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Morning Star News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펀자브주 구자르완얼라(Gujranwala)에서 한 장로교 목사가 자택 앞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피해자는 지난 9월에도 총격을 당해 살아남았던 인물로, 가족과 지역 교계는 이번 사건이 단순 범죄가 아닌 표적 공격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신속한 수사를 요구했다.

피해자인 고(故) 카므란 살라맛 목사는 지난 5일 아침, 16세 딸을 대학에 데려다주기 위해 집을 나서던 중 정체불명의 오토바이 탑승자가 쏜 총탄에 오른쪽 손목과 왼쪽 귀, 하복부를 맞았다. 피해자의 매형 샤자드 살만 목사에 따르면 살라맛 목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세 시간 만에 사망했다. 그는 향년 45세였다.

가족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9월 이슬라마바드에서 발생한 첫 번째 총격 이후 석 달 만이었다. 당시에도 살라맛 목사는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가해자를 용서하겠다며 경찰 수사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격의 배경이나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가족에게조차 밝히지 않았다.

총격 이후 살라맛 목사는 가족을 데리고 구자르완얼라로 이주해 가난한 기독교 여성들을 위한 재봉 교실을 운영하며 사역을 이어왔다. 그러나 가족과 동료 목회자들은 그는 여전히 누군가의 감시와 위협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살만 목사는 "누가 목사를 노렸는지 전혀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경찰이 현장 CCTV를 분석 중이지만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사건 당시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한 범인 외에 두 명이 더 동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역 교계 소식통들은 살라맛 목사가 아프간 및 파키스탄 부족 지역을 방문해 복음을 전한 활동이 공격의 배경이 됐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한 교회 지도자는 "그의 선교 활동 때문에 순교를 당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파키스탄 장로교 총회(Reverend Reuben Qamar)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철저한 수사와 범인 검거를 촉구했다. 쿠마르 목사는 "살라맛 목사의 죽음은 개인적 비극을 넘어 파키스탄 기독교 공동체에 깊은 상처"라며 "고통 속에서도 우리는 예수의 승리와 소망을 붙든다"고 밝혔다.

오순절교회의 저명한 설교자 나이임 나시르 목사도 “극단주의자들이 그의 사역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그를 추적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족의 증언을 인용해 "이슬라마바드에서 구자르완얼라로 옮겨도 위협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CDI는 이번 사건은 지난 9월 펀자브주에서 가톨릭 신자 두 명이 성지 순례 중 총격을 받은 사건 이후 석 달 만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무슬림 가해자들이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순례객 차량을 공격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파키스탄은 인구의 96% 이상이 무슬림이며,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가 발표한 2025 세계 박해 순위(WWL)에서 기독교인이 살기 가장 어려운 국가 8위에 올랐다. 기독교계는 이번 사건이 다시 한 번 소수 종교 공동체의 취약한 현실을 드러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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