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토켈라우에서 주민들이 처음으로 자국어로 완전히 번역된 성경을 받아들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CDI는 현지 언어인 토켈라우어로 된 완역본은 섬 주민들에게 영적 의미와 문화적 의미 모두에서 큰 이정표가 되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바이블소사이어티(UBS)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이번 소식을 전하며 “세계에서 가장 외딴 섬나라 가운데 하나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성취”라고 평가했다. 토켈라우는 아타푸, 누쿠노누, 파카오포 세 개의 고립된 환초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 1,500명의 주민 대부분이 기독교 신앙을 따르고 있다. 또한 토켈라우어는 오랫동안 구전 중심의 언어로 기록 문화가 거의 없었다.
뉴질랜드 성서공회(BSNZ)의 닐스 얀스 반 렌스버그 대표는 “번역, 공동체, 신앙이 하나로 모여 이루어진 결실”이라며 이번 성취의 배경에는 오랜 협력과 헌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UBS 역시 “언어가 주로 구전으로 전해져 온 토켈라우에서는 단어의 표기 방식과 문법부터 일관된 체계를 세우는 작업이 필요했다”고 밝히며, 이 번역 과정이 공동체와 함께한 긴 여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완역본 성경은 지난 10월 27일 파카오포 환초에서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이는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토켈라우어 주간과도 시기가 맞물렸다. 해당 행사에는 BSNZ 대표단이 직접 방문해 의회의 공식 감사 인사와 노래와 춤 등 전통 공연을 포함한 환영 행사도 함께 열렸다. 주민들은 바다에서 카누를 탈 때 귀중품과 잡은 물고기를 담는 전통 나무 용기 ‘톨루마(Toluma)’를 선물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토켈라우 지역 지도자이자 전직 토켈라우 정부 수반인 켈리히아노 칼로로는 “이번 성경 완역은 매우 큰 사건”이라며 “언어 보존과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사람들의 영적 성장을 돕고 공동체에 조화로운 삶을 이끌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CDI는 이번 프로젝트는 1996년 번역자 워크숍을 열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꿈꿔온 작업이었다고 밝혔더. 수십 년 전부터 번역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BSNZ와의 협력으로 체계적인 번역 사업이 출범했다.
번역팀에는 23년 동안 헌신한 이오아네 테아오와 번역위원회 의장을 맡은 투이 소포아가 목사가 포함됐다. 이들은 스티븐 패트모어 BSNZ 전 번역 국장과 함께 2019년에 마지막 절 검토를 마무리했다. 이어 클레어 노울스, 아비 다스, 다니엘 해리슨 등이 조판과 디자인, 최종 출판 과정을 담당하며 완역본 출간을 준비했다.
UBS는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번역 자문, 컨설팅, 번역 소프트웨어 파라텍스트(Paratext) 같은 기술적 지원을 제공했다. 렌스버그 대표는 “UBS의 전략적 조언과 기술 지원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토켈라우어 성경 번역의 뿌리는 196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러 토켈라우 주민이 뉴질랜드로 이주했지만 사모아어에 익숙하지 않아 사모아어 성경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1980년대에 이들은 자체 언어로 예배를 드렸지만 성경 본문은 여전히 사모아어 의존 상태였고, 자국어 성경은 간절한 필요로 남아 있었다. 결국 1991년부터 뉴질랜드 전역의 토켈라우 공동체들이 논의를 시작했고, 1994년에 토켈라우 현지를 방문해 지역 정부와 교회로부터 공식 승인을 얻었다.
UBS는 “이번 성경 완역은 언어적·문화적 재생의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1999년 마가복음, 2003년 4복음서, 2009년 신약 출간이 이어지며 번역 작업은 차근차근 진행돼 왔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토켈라우 주민들은 처음으로 구약과 신약이 모두 담긴 완전한 성경을 자국어로 접할 수 있게 됐다.
UBS는 “이제 토켈라우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의 언어로 읽고, 듣고, 마음에 간직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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