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언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약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쌍무계약(쌍무언약)이며 다른 하나는 편무계약(편무언약)입니다.
쌍무계약은 인간이 책임과 의무를 지키는 조건으로 이루어지는 약속입니다. 대표적으로 신명기 28장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장은 축복과 저주의 장이라고 불리며, 하나님께서는 명확한 조건을 주셨습니다.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삼가 듣고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그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면…”(1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복을 주시겠다는 내용이며, 15절 이하에는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면… 저주를 받으리라”는 말씀이 이어집니다. 복을 받기 위해서는 인간의 책임과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홍수 심판 이후 경건한 노아의 자손들로 번성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노아의 후손들은 바벨탑을 쌓아 스스로를 높이고, 흩어져 땅을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대홍수의 심판이 끝나고 비가 그치며 방주의 생활도 마무리되었습니다. 방주는 필요한 장소였으나 영원히 머물 곳은 아니었습니다.
노아의 가족이 방주에서 나와 땅을 밟았을 때 목격한 현실은 참혹한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도 때로 기대를 품고 세상으로 나아가지만, 현실은 장밋빛이 아니라 고통과 어려움이 가득한 곳임을 경험합니다.
그 기막힌 현실에서 노아가 선택한 것은 제사였습니다. 사람이 캄캄한 절망을 경험할 때 바라보게 되는 것은 하나님입니다. 군대에 간 젊은이들이 첫 주일에 교회에 가서 감격의 예배를 드리는 것처럼, 절박한 순간의 예배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마음으로 드리게 됩니다.
노아가 드린 예배도 그런 예배였습니다. 방주 밖 폐허가 된 땅 위에서 하나님 외에는 의지할 것이 없었습니다. 노아는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을 것입니다. 참된 예배는 죽음 앞에 선 절박함으로 드리는 예배입니다.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를 넘기며 가난을 경험했지만, 그 시기를 지나 21세기에 이르렀고 한국 교회는 크게 부흥했습니다. 천막에서 예배하고 주먹밥을 먹던 시절에 교회 성장은 가장 활발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화가 되어 지금은 교만과 사치로 인해 한국 교회의 성장률은 제로, 혹은 마이너스가 되었습니다.
하나님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이 우리를 위기로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경제 위기와 코로나라는 거대한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버리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사치스러운 예배나 외형적인 풍요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노아는 폐허 위에서 참된 예배를 드렸고, 하나님은 그 향기를 흠향하셨습니다(9:21). 그때 하나님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해 땅을 저주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9장 1절에서 하나님은 노아에게 복을 약속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충만하라는 복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주신 약속을 다시 확인해 주시는 말씀입니다. 3-4절에서는 산 모든 동물이 인간의 식물이 될 것이라고 하시며 육식을 허락하시지만, 피째 먹지 말라는 제한을 두셨습니다. 피는 생명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간에게 분노와 폭력을 버리고 음식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5-7절에서는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 법칙을 주십니다. 그것은 살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의 생명은 존귀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하나님의 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이 복을 세상과 나누어야 합니다. 이 복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심판주로 다시 오실 때 완성될 약속입니다. 우리는 이 약속을 굳게 붙들고 살아가야 합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