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트레아에서 정권 비판적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정교회 사제 등 기독교 지도자 7명이 20년 넘게 재판이나 기소 없이 구금된 채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2004년 11월 19일(이하 현지시간) 체포된 게브레메드힌 게브레조르기스 목사와 푸툼 게브레네구스 박사, 텍레아브 멩기스테아브 목사는 현재까지도 어떠한 혐의도 제기되지 않은 채 수감 중이다. 이들은 에리트레아 정교회 내 갱신 운동에 참여했다가 이사이아스 아페워르키 대통령 정권의 탄압을 받았다.

이들은 아스마라에 위치한 웽겔 메르메라 형사수사센터에 수감돼 있으며,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해당 교도소를 “에리트레아 최악의 구금 시설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들 중 일부는 수감 기간 동안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게브레네구스 박사의 아내와 부친이 사망했으며, 게브레조르기스 목사의 아내는 2022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멩기스테아브 목사의 가족은 박해를 피해 해외로 망명했다.

8월 22일 국제 종교 또는 신앙에 근거한 폭력 피해자 기념의 날을 맞아 세계 곳곳의 기독교 인권 단체들은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 행진, 기도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Voices for Justice’ 캠페인에 참여하는 21윌버포스(21Wilberforce), 크리스천 프리덤 인터내셔널 등 단체들은 워싱턴 D.C.의 에리트레아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국 런던·스위스 제네바·스리랑카 콜롬보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인 시위와 온라인 기도회를 이어간다.

2004년 5월 풀가스펠교회 의장이었던 하일레 나이즈게 목사와 에리트레아 복음주의 연맹 의장이자 대학 강사였던 쿠플루 게브레메스켈 박사 역시 새벽 급습으로 체포돼 현재까지 구금 중이다. 또, 2004년 6월에는 메론 게브레셀라시에 목사가, 2005년 3월에는 기드온스 인터내셔널 에리트레아 집행위원이었던 키다네 웰도 목사가 체포돼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에리트레아는 정교회, 수니파 이슬람, 가톨릭, 루터교 4개 종교만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2002년 이후 새로운 종교 등록은 전면 불허한 상태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이 나라 인구의 51%는 수니파 무슬림, 41%는 정교회 신자로 추정된다.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들은 에리트레아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수감자들에게 가혹한 처우를 이어가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외교적 압력을 강화해 억류된 기독교 지도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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