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학과 종교학을 제공하는 대학이 급감하면서, 학계와 종교계, 시민사회 인사들이 해당 학문이 대학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싱크탱크 테오스(Theos)가 주도한 공개서한은 현재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신학·종교학 학부 과정을 운영하는 고등교육기관은 21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역사학(90곳), 음악(90곳), 사회학(101곳) 등 다른 인문사회학 과목과 비교해 크게 뒤처진 수치다.
서한은 “과목 축소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하고 양극화되는 시대에 윤리적 도전에 대응할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신학은 지적·윤리적·문화적 공동체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다양한 종교·비종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국 내 종교 교육(RE) 현장의 어려움도 지적됐다. 서한에 따르면 전체 RE 수업의 절반가량이 비전공 교사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RE 교사 양성과정 신규 입학생 중 20%만이 신학·종교학 전공 학위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한은 “다가올 미래는 더욱 복잡하고 다원적일 것이다. 시민들이 도덕적·윤리적·영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육제도 안에서 신학과 종교학만큼 효과적인 도구는 드물다”고 결론지었다.
공개서한 서명자에는 치네 맥도널드 테오스 소장,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 크리스천에이드 CEO 패트릭 와트, 종교미디어센터 의장 마이클 웨이클린, 자유교회 협의회 의장 테사 헨리-로빈슨 목사 등이 참여했다.
이번 서한은 영국 A레벨 성적 발표 시기와 맞물려 발표됐다. 종교교육협의회(REC)와 종교교육교사협회(NATRE)가 공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A레벨 종교학을 선택한 학생은 1만5,005명으로, 전년 대비 1.3% 소폭 감소했으나 웨일스에서는 5% 증가했다.
REC 의장 사라 레인 카우트는 “지난 20년간 A레벨 종교학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 왔다”며 “정부가 과목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자원 부족으로 인해 과목을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며 “정부의 교육과정 검토가 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라고 지적했다.
NATRE 의장 케이티 프리먼도 “전문 RE 교사는 학생과 학교, 지역사회에 막대한 자산”이라며 “하지만 수요에 비해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국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