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가 대규모 지역을 점령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몇 주 사이 이라크 전역에서 기독교인 어린이 1천여명이 첫 영성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톨릭뉴스에이전시(CNA)와 제휴한 ACI MENA 보도에 따르면, 바그다드 칼데아 가톨릭 교구는 최근 수도에서 50명의 어린이가 첫 영성체를 했으며, 시리아 가톨릭 교구를 통해서도 32명이 성찬식에 참여했다.
특히 바그다드 ‘구원의 성모 성당’은 2010년 일요일 미사 중 이슬람 무장세력이 난입해 신자 수십 명과 사제 2명을 살해하고 다수 부상자를 낸 참사가 벌어졌던 장소다. 사건 15년이 지난 올해, 이 성당에서 11명의 어린이가 첫 영성체를 경험했다.
니네베 주 바그데다(Baghdeda)에서는 모술 시리아 가톨릭 대교구와 관할 교회들이 세 차례 예식을 통해 460명 이상의 어린이에게 첫 영성체를 집전했다. 모술과 인근 바쉬카, 바르텔라에서도 베네딕토스 유난 하노 대주교가 30명의 어린이에게 성찬식을 집전했다.
2014년 이슬람국가(IS)가 니네베 평야를 장악하며 기독교인들이 대거 추방됐지만, 2017년 해방 이후 일부 주민들이 귀향했다. 그러나 귀환한 이들을 맞이한 것은 폐허와 파괴된 마을이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에 따르면, 모술 북동부 지역은 이라크 기독교인의 주요 거주지이자 요나 선지자가 사역한 고대 니네베가 있던 곳으로,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교회·수도원·성당 건물들이 남아 있다.
이라크는 현재 전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심한 국가 17위로, 기독교 인구는 약 55만 명에 불과하며 대부분 쿠르드 자치구에 거주한다. 2004년 이후 절반이 넘는 기독교인이 이라크를 떠났다.
2017년 이슬람국가(IS) 패퇴 후, 이를 격퇴하는 데 참여했던 이란계 ‘인민동원군’(PMF) 소속 민병대가 한때 기독교 다수 지역이었던 니네베 평야의 행정과 정치 권력을 장악했다.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의장 나딘 마엔자는 이란계 민병대 지도자가 시장과 지방 관리 15명을 해임하고 친이란 인물로 교체했다고 지적했다.
2023년 3월, 니네베 평야 함다니야 지역에서는 PMF 산하 ‘카타이브 바빌리윤’(KB)이 응급대응부대 지휘권을 장악하려 하자 기독교인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KB 차량을 몰아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KB는 스스로를 ‘기독교 민병대’라 주장했지만 구성원의 대부분은 시아파 무슬림이었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 가톨릭 교회와 지역 주교들이 주민들과 연대했고, 니네베 평야 보호부대(NPU)는 KB 지휘 체계에서 벗어나 독자 부대로 복귀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NPU 대표단 7명이 ‘PMF 모독’ 혐의로 체포돼 바그다드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2일 뒤 석방됐지만, 전문가들은 카타이브 바빌리윤의 보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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