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버스터 GBU-57로 말미암아 폭발이 일어난 현장의 모습.
벙커버스터 GBU-57로 말미암아 폭발이 일어난 현장의 모습. ©현지 영상 캡처

미국이 현지 시각 6월 21일 이란의 주요 핵 시설 3곳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전격 이뤄졌으며, 지하 깊숙이 위치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정밀 타격해 실질적인 파괴를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50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3개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모든 항공기는 이란 영공을 벗어났으며, 가능한 최대 폭탄을 포르도에 투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전투기가 안전하게 귀환 중이며, 작전을 수행한 미군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이제는 평화의 시간이다"라고 밝혔다.

공습 이후 약 두 시간 뒤인 밤 10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대국민 연설을 열고, "이란의 핵 농축 능력을 전적으로 파괴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공습은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데 있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강조하며, "중동을 위협해온 이란은 이제 평화를 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큰 비극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는 미 공군의 스텔스 폭격기 B-2 총 6대와 해군 잠수함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B-2 폭격기는 무게 3만 파운드에 달하는 벙커버스터 GBU-57을 탑재해 포르도 핵 시설에 총 12발을 투하했고, 나탄즈에도 2발을 떨어뜨렸다. 잠수함은 나탄즈와 이스파한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30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벙커버스터가 실제 작전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텔스 폭격기는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37시간 이상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여러 차례 공중 급유가 이뤄졌으며, 작전의 정밀성과 전격성에 있어 미군의 군사력이 여실히 드러난 작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공군의 스텔스 폭격기 B-2
작전에 투입된 미 공군의 스텔스 폭격기 B-2가 날아가고 있다. ©현지 영상 캡처

타격 대상이 된 이란의 핵 시설 중 포르도는 지하 80~100m에 위치한 고도 보호 시설로, 무기급 농축 우라늄(순도 83.7%)이 발견된 바 있는 곳이다. 나탄즈는 포르도보다 많은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핵심 농축 시설로 알려졌으며, 이스파한은 천연 우라늄을 핵무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스를 생산하는 전환 시설을 갖추고 있다.

CNN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 통신 IRNA는 익명의 지방 관리 발언을 인용해 포르도 시설 일부가 실제로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원자력기구는 별도 성명을 내고 "국제법에 위반되는 잔혹한 행위"라고 규탄하며, 자국의 원자력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전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향후 2주 이내에 군사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회담 가능성도 열어둔 바 있었다. 하지만 이란의 미온적인 태도와 핵 농축 지속을 협상 불가능한 '레드라인'으로 판단하고, 전격적인 군사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해법을 선호했지만, 이는 이란이 명확한 양보를 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공습 직전 백악관 상황실에서는 국가안보팀과 긴밀한 논의가 있었으며, 이스라엘 정부에도 사전 통보가 이뤄졌고, 작전 후에는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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