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호남 지역 순회 경선을 이틀 앞둔 4월 24일,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을 집중 공략했다.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몰려 있는 지역 특성을 감안해 각 후보는 지역 현안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놓고, 시민 및 당원과의 접점을 늘리며 세몰이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전북 김제시 새만금에서 '건강한 미래에너지'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광주·전남·전북·새만금 지역에 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해남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고 제안했다. 주민이 수익을 공유하는 '햇빛·바람 연금' 모델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며 “20GW 규모의 해상풍력을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는 전력망을 구축하고, 전국적으로 RE100 산업단지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자력발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전력 수급과 안전성이 모두 고려돼야 하는 만큼, 일방적인 선택은 어렵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광주 전일빌딩에서 열린 민주주의 주제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인 고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 씨도 자리해 의미를 더했다.

김경수 후보는 이날 전남 목포 동부시장과 무안, 순천 등을 방문하며 민생 중심의 일정을 이어갔다. 그는 광주·전남을 메가시티로 조성하고 AI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새만금 RE100 국가산업단지 조성, 전주~대구 고속도로, 전라선 고속화 철도망 구축 등 교통 인프라 확충도 약속했다.
또한 전국을 5개 권역과 3개 특별자치도로 나눈 '5+3 메가시티 자치정부' 비전을 제시하며, 광주·전남 지방정부에 연간 5조 원의 자율예산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국가 운영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는 전북도당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남 장성 황룡시장과 광주의 한국광기술원을 방문해 지역 산업과 일자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전북을 농업(A), 바이오(B), 기후기술(C)을 아우르는 'ABC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과 동서 도로망 완성도 약속했다.
광주에는 AI와 미래 모빌리티 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전남에는 국립의대 설립과 나로우주센터를 기반으로 한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김 후보는 경선 국면에 대해 “특정 후보에게 지지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며, “민주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발휘돼야 진정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 후보의 공약 내용이 기존 선거에서 반복됐던 정책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단지를, 김경수 후보는 AI 중심 메가시티를, 김동연 후보는 RE100과 AI·우주 산업을 내세우며 정책 차별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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