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무주군은 설천면 하두길에 위치한 '무주 두길교회 구 예배당'이 전북특별자치도 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해당 예배당은 지역의 기독교 전파 역사와 건축사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954년, 김성녀 집사가 기증한 두길마을 중앙의 100평 대지 위에 지어진 이 예배당은 약 20평 규모의 5량 집 구조를 가진 전통 한옥 건축물이다.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교인들이 손수 목재를 다듬고, 흙벽을 쌓고, 지붕을 얹어가며 건축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지며, 그 과정 자체가 예배당에 깊은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다.
예배당 정면에 위치한 출입구 '포치(Porch)'는 남녀 신도의 출입문을 좌우로 분리해 배치한 구조로, 건물 외벽에 덧붙인 지붕 형태의 출입 공간이다. 이처럼 성별에 따라 출입 동선을 구분한 설계는 당시 다른 지역 교회 건축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사례로, 한국 교회 건축사에서도 드물게 나타나는 양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길교회는 1904년 미국 남장로교 소속의 마로덕 선교사가 복음을 전한 것을 계기로 설립되었으며,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구 예배당은 최근까지 교육관으로 활용되며 지역 공동체의 중요한 공간으로 기능해왔다.
무주군 관계자는 "두길교회 구 예배당은 지난해 무주군 향토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며, "이번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 등록을 계기로 역사적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고, 보존과 활용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문화유산 지정은 지역 종교유산이 지닌 문화적·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향후 지속 가능한 관리와 활용 방안 마련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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