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회장 신성욱 교수)가 10일 오전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제15차 신학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박지영 박사(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가 ‘한국교회 위기 극복을 위한 신명기 율법 설교의 필요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신명기 율법설교, 한국교회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 극복 방안
박 박사는 “현재 한국교회는 역사상 전례없는 두 가지 거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교회 성도 수의 급격한 하락의 위기와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인류문명의 대전환으로 인한 급속한 변화의 위기를 꼽았다.
이어 “한국교회는 본질을 회복하고, 사회적 신뢰를 되찾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신명기 율법설교는 한국교회가 직면한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교회는 하나님께서 언약백성에게 요구하시는 공의와 사랑을 회복하고 실천하는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신명기 율법설교를 하지 않는 한국교회
박지영 박사는 “구약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1884년부터 1970년까지 한국교회의 구약 설교 빈도는 17%에 불과했다. 이후 2009~2011년 27개 교회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구약 설교 비율이 35.6%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신약 설교(63.5%)의 절반 수준”이라며 “구약이 신약보다 3.5배 더 많은 분량임을 감안하면 불균형이 크다. 특히 구약 설교에서도 특정 성경에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시편(17.2%), 창세기(16.2%), 이사야(11.3%), 출애굽기(7.9%) 등 네 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했다.
또한 “2017~2024년 14개 대형교회의 주일 설교 본문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교 본문이 복음서, 시편, 창세기에 집중 △에베소서가 가장 높은 빈도 △본문 선택이 복음서와 서신서 위주 △주요 키워드가 하나님, 사람, 주님, 사랑, 예수, 삶, 믿음, 기도 순 △구약의 핵심 주제인 율법, 언약, 공의, 정의는 거의 언급되지 않음 등의 특징을 보였다”고 했다.
더불어 “율법은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의 정체성과 공동체성, 사회 윤리적 책임을 가르치는 중요한 텍스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현실은 한국교회 설교의 신학적 균형 상실로 이어지며, 성도들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했다.
◇ 구약 율법설교를 하지 않는 원인
박 박사는 “첫째, 구약 율법설교의 어려움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분량의 문제를 넘어서, 구약성경 자체가 현대적 적용에 어려움을 주기 때문”이라며 “둘째로 구약 율법에 대한 부정적 오해와 무지 때문이다. 이는 이신칭의로 촉발된 종교 개혁의 후예인 개신교 설교자들이 신약 중심적 해석에 깊은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율법이 단지 죄인들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신자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가르치고 그들의 삶을 인도하는 중요한 지침이라는 점을 간과하게 만든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설교자들이 구약 율법을 단순히 신약의 서론으로만 여기는 관점을 버리고, 은혜와 율법, 율법과 복음을 대립적인 것으로 여기는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하며, 서로의 연속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구약 율법이 과거의 규범적인 요소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약의 은혜와 맞닿아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 한국교회 위기와 신명기 율법설교의 필요성
박지영 박사는 신명기 율법설교의 필요성에 대해 “먼저, 한국교회는 교회 본질의 회복과 더불어 사회적 윤리의 책임을 다할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며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한 대응 역시 성경적 패턴을 따를 필요가 있으며, 그 핵심적 수단은 율법설교를 포함한 말씀 선포에 있다”고 했다.
이어 “율법설교는 위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존재 목적과 윤리적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데 필수적인 신학적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이는 교회가 단순한 제도적-숫자적 회복을 넘어, 본래의 정체성과 소명을 되찾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했다.
또 “둘째로 한국교회의 급속한 변화의 위기 상황이 신명기의 역사적 맥락과 놀랍도록 유사하기 때문”이라며 “신명기 율법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에서 이스라엘의 ‘삶과 죽음’에 직결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본질적 중요성 때문에, 신명기는 모세오경의 다른 책들과 달리 법적 규례의 서술을 넘어 ‘수사적 설교’의 형태로 기록되었다”고 했다.
더불어 “인류가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래로 나아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가 담긴 구약성경, 특히 창조와 구원의 이야기가 처음으로 기록된 모세오경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그중에서도 신명기 율법설교는 단순한 이스라엘의 역사적 유산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하나님 언약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공동체성을 재건하는 성경적 해답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신명기 율법설교와 세 가지 제언
박 박사는 제언하기를 “먼저, 신명기 율법설교는 오늘날의 설교자들이 단순한 교훈적 전달을 넘어, 성도들이 신앙의 본질을 재확인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설득력 있게 선포되어야 한다”며 “둘째, 한국교회는 신명기 율법 설교를 기반으로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교회 내에서 윤리적 신학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셋째로 신명기의 율법적 원리가 출애굽기 율법을 재해석한 것처럼, 한국교회는 시대적 변화와 상황 속에서 성경의 불변하는 진리를 현대적 상황에 맞도록 해석하고 적용하는 신학적 연구와 목회적 실천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명기 율법설교는 단순한 고대 이스라엘 율법의 재현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복합적 위기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회복하고, 성도의 신앙적 정체성을 강화하며,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신학적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며 “따라서, 한국교회는 신명기 율법설교를 통해 현재의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진리를 재발견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며,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이 살아 숨쉬는 교회로서 이 시대 속에 견고히 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 계시록 4장, 하나님의 초월적 거룩·내재적 거룩 중심으로 예배본질과 방향성 제시
앞서 ‘그리스도 형상적 해석학으로 접근한 계시록 4장의 삼위일체적 예배 모형’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정주환 박사(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는 “계시록 4장은 하나님의 초월적 거룩과 내재적 거룩을 중심으로 예배의 본질과 방향성을 선명하게 제시하는 본문”이라며 “요한이 목격한 천상의 예배는 하나님의 절대적 위엄과 거룩함을 찬양하는 동시에, 모든 예배자를 그분의 거룩 안으로 초대한다”고 했다.
이어 “의미론적 분석은 하나님의 초월적 거룩이 예배를 촉진하는 원동력임을 보여주는 한편, 화용론적 분석은 하나님의 내재적 거룩이 예배자의 마음에 거룩한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으로 제시된다”고 했다.
정 박사는 “오늘날 예배의 새로운 흐름 속에서 많은 교회는 청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도입하며, 예배를 즉각적인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일회성 이벤트로 변모시키는 경향이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라며 “예배를 인도하는 설교자는 무엇보다도 ‘거룩한 옷을 입고 여호와께 예배’하는 자리로 회중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초월적 거룩 앞에서는 참된 회개가 일어나고, 내재적 거룩 안에서는 감사와 기쁨이 어우러지는 예배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그리하여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현대 교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잘 꾸며진 이벤트나 청중을 모으는 매력적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거룩 앞에 나아가야 한다”며 “예배의 중심에 하나님의 거룩이 자리 잡을 때, 교회는 비로소 거룩한 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닮은 삶은 바로 이 거룩한 예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엔 신진학자 격려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는 오는 5월 10일 강남비전교회(담임 한재욱 목사)에서 제48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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