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에큐메니칼 하나님 이해가 그리스도 이외의 다양한 계시의 가능성에 문을 여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장점을 지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것은 기독교가 독선적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타종교와의 열린 대화가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기독교의 잘못을 수정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며, 타종교 등과의 협력을 통하여 인류 공동체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 사역을 진행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얻는 반면 또한 동시에 중요한 것들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볼 필요가 있다.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그리스도가 유일하고도 온전한 하나님의 계시이며 구세주라는 믿음 위에 세워진 종교이다. 따라서 다양한 계시의 가능성을 열수록 기독교는 그 근본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또 다양한 계시의 가능성을 열수록 기독교는 만유구원론, 만인 구원론, 종교 다원주의 등으로 연결되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이렇게 될 경우 그리스도만이 구원이라는 믿음 위에 서 있는 기독교는 점차적으로 설 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물론 에큐메니칼 신학이 그리스도가 유일한 계시임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외의 다른 계시의 가능성 역시 인정하면서, 에큐메니칼 신학은 그리스도 계시의 고유성을 점차적으로 양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그리스도가 유일한 계시요 구원의 길이 아니시라면 굳이 목숨을 내놓아 가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필요성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또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잘 사는 샬롬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전도를 해서 교회로 오게 하고 교인으로 살도록 할 필요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연히 교회의 쇠퇴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계시의 다양한 가능성을 여는 것은 얻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독교의 근본 기초를 허물게 되고 복음전도의 동력이 심각하게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약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에큐메니칼 신 이해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사랑의 하나님을 너무 강조하다가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간과하면서 회개의 필요성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낮아지는 하나님을 강조하다가 모든 계층의 모든 사람을 향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놓치게 될 수 있으며,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강조하다가 세상이 회개하고 교회에 나와야 할 필요성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다양한 계시의 가능성을 향해 문을 열다가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그 위에 세워진 교회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가능성 등이 있음을 살펴보았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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