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2025 WEA 서울총회’ 개최에 대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 WEA 집행부가 친이슬람·가톨릭에 기운 나머지 에큐메니칼 신학에 편승한 신자유주의자들이 주를 이루는 등 복음주의에서 완전히 이탈했다는 이유에서다.

‘2025 WEA 서울총회 유치를 반대하는 교회지도자 협의회’(협의회)는 지난 16일 ‘2025 WEA 서울총회에 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예장 합동 측 목사와 장로 등 1,300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 단체는 입장문에서 자신들이 WEA 서울총회 개최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WEA 집행부의 복음주의 이탈”이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사랑의교회가 WEA 서울총회 호스트가 되어 ‘2025 WEA 서울총회 조직위원회’가 출범하자 합동 교단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총회 산하 지교회가 총회의 결의를 무시하고 WEA 서울총회 개최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이 교단의 권위와 질서를 해치지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WEA가 비성경적인 단체로 전락한 증거로 최근에 WEA 지도자가 무슬림 단체(NU)와 만나 긴밀한 친교(Best Friends) 관계를 맺은 사례를 지적했다. 세계적인 복음주의 기구가 복음에서 이탈해 종교 다원주의로 경도된 점을 꼬집은 것이다. 협의회는 WEA의 이런 반 복음주의적 흐름을 WEA 부총무 사무엘 창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현 WEA 수뇌부가 ‘에반젤리칼’(Evangelical) 정신에서 이탈해 WCC가 지향하는 ‘에큐메니칼’(Ecumenical)과 뒤섞여 ‘잡탕밥’이 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WEA의 법적 대표라 할 수 있는 국제이사회 굿윌 샤나 의장은 한국교회가 경계하는 ‘신사도운동’ 관련 의혹에 휩싸인 인물이다. 직전 사무총장 슈마허는 ‘종교다원주의’ ‘혼합주의’ 논란을 빚다 얼마 전 사임했다. 또 다른 전 사무총장은 로마 교황 앞에 머리를 조아렸던 인사로 알려졌다.

이런 인사들이 지난해부터 비밀리에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해 국내 대형교회 목회자들과 자주 접촉한다는 건 그저 떠도는 소문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2025 WEA 서울총회 조직위’ 출범이라는 결과물이 떡하니 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2025 WEA 서울총회 조직위’가 공식 출범한 후에도 온갖 설이 교계를 어지럽혔다. WEA 수뇌부가 한국교회에 돈을 목적으로 WEA 회원이 아닌 대형교회를 골랐다는 설부터 몇몇 교계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해 수십억 원의 국고지원 협조를 요청했다는 소문까지 파다했다.

이 확인되지 않는 소문의 공통점은 모두 ‘돈’에 있다.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가 가진 재정과 인원 동원 능력이 WEA 수뇌부의 마음을 혹하게 했을 것이란 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하지만 누가 연결고리가 돼 이걸 성사시켰느냐 하는 의문이 남는다.

그런 시점에서 부각된 인물이 WEA 부총무 사무엘 창이다. 그는 WEA 내에서 실질적으로 일한 경력이 2~3년에 불과한데도 종교 다원주의, 혼합주의 논란으로 사임한 슈마허가 부총무로 영입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가 공석인 총무를 대신해 사랑의교회를 호스트로 한 WEA 서울총회 개최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최근에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온통 베일에 싸인 그의 전력과 정체성이다. 그는 로잔에서 활동하다 WEA로 옮겨온 인사 정도로 알려졌다. 그런데 로잔 활동 당시 PRC(중화인민공화국)로 표기돼 있던 그의 국적이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왜 자신의 중국 국적을 지웠는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어 의혹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한기총은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며 친이슬람, 친중 인사 의혹을 받고 있는 사무엘 창 부총무의 사임과 사랑의교회의 WEA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사무엘 창 부총무의 국적 의혹뿐 아니라 2024년 2월 29일 아부다비를 방문해 무슬림 장로협의회 사무총장과 만나 종교 공동체 간 협력의 중요성을 논의하는 등 노골적인 친 이슬람적 행보를 한 인물이란 것이다.

이런 문제 인물들에 장악당한 WEA가 복음주의 정신 구현이라는 근본 정체성을 상실한 채 이도 저도 아닌 단체로 추락하고 있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한기총과 예장 합동 측 목회자와 장로들이 WEA 서울총회 개최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WEA의 날개 없는 추락에 한국교회가 편승해선 안 된다는 경고성 메시지다.

이런 논란에 대해 사랑의교회 측과 WEA 서울총회 조직위 측은 WEA의 신학과 활동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에 WEA 멤버십을 가졌던 한기총과 현 회원인 한교연 등 여러 복음주의 노선의 단체들이 WEA 수뇌부가 신자유주의 내지는 종교 다원주의 논란의 중심에 선 구체적인 증거와 사례들을 제시해도 여전히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자세다.

그런데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WEA 의장과 전직 총무, 현 부총무 등 수뇌부가 한국의 대형교회에 접근한 이유가 WEA가 지향하는 복음주의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친이슬람과 가톨릭에 기웃거리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이 한국교회를 통해 잇속을 챙기겠다는 속셈이 아니라면 지금의 상황은 설명이 안 된다. 이들에게 수십억 원을 안겨주고 한국교회가 얻을 건 복음주의 정신에 대한 배반과 조롱뿐일 것이다.

성경은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며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마7:6)고 말씀하셨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이 위중한 시기에 데 고작 세계대회를 유치했다는 명예욕 하나로 성도들이 피땀 흘려가며 하나님께 드린 헌금을 그런 불의한 자들에게 지불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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