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원(국정원)은 12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으며, 생포된 북한군들은 부상 상태였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에 따르면, 생포된 북한군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러시아 측에서 약 일주일간 군사훈련을 받은 후 전장으로 투입되었으며, 자신이 훈련이 아닌 전쟁에 참여하게 된 것은 도착 후에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투 중 병력이 대거 손실됐고, 자신은 낙오된 상태로 4~5일간 식음료 없이 버티다가 붙잡혔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생포된 북한군이 귀순을 희망할 경우에 대한 처리 방안이다. 과거 이성권 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는 국정원이 투항하거나 포로로 잡힌 북한군이 남한으로 귀순을 요청할 경우 헌법상 국민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귀순을 요청할 경우 국제법적, 국내법적으로 이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북한 권력의 영향력에 대한 신중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정원은 해당 북한군 병사들에 대한 심문을 위해 현지에서 통역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한국행 여부와 후속 처리 방식은 향후 귀순 의사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북한군 생포 사실을 알리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SBU는 생포된 북한군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나이와 같은 신상 정보를 일부 공개했다. 이는 북한군 생포 사실을 당국 차원에서 처음 공식 발표한 사례다.
이전에 우크라이나 언론이 지난달 쿠르스크 전선에서 북한군 1명이 생포되었다고 보도했으나, 국정원은 당시 생포된 병사가 부상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한편, 북한은 현재 러시아에 약 1만1000여 명의 병사를 파병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되어 우크라이나군과의 격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번 생포 사건을 통해 북한군의 전선 투입 실태와 그들의 처우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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