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신문이 배포한 사진으로, 취임 후 첫 외유인 브라질 방문에 나선 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22일 로마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항에서 배웅나온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핸드 캐리 짐 가방을 자신이 직접 드는 등 평소의 겸손한 자세를 특징적으로 잘 드러냈다   ©AP/뉴시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성애자 포용과 관련한 발언을 가톨릭 교회의 동성애 입장 변화로 확대 해석한 일부 언론들의 보도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YD) 일정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동성애, 동성결혼, 낙태, 여성 사제 허용 문제 등에 대한 기자단의 질문에 응답했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 내 동성애 로비에 대한 질문에 답하던 중, "만약 누군가가 동성애자면서도 주님을 찾고 있으며,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내가 그를 정죄할 수 있는가"라며, "가톨릭 교리는 동성애자들을 비주류로 소외시켜서는 안되며, 사회로 통합시켜야 한다고 가르친다. 문제는 그들의 동성애적 성향이 아니며 그들이 자신들의 성향을 관철시키고자 로비를 벌이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는 동성애적 성향을 가진 이들은 교회가 사랑을 갖고 바르게 인도해야 할 대상이나, 교회가 이러한 성향을 받아들이도록 정치적 목적으로 로비를 벌이는 이들은 비판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구분해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이같은 교황의 언급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보도를 내놓아 가톨릭계의 비판을 사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는 30일 보도했다.

실제로 AP, USA투데이 등 등 주요 외신들이 교황의 발언이 가톨릭 교회의 동성애 관련 정책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AP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 사제들에 대해 보다 회유적이이며 그들의 죄가 용서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자 사제를 금지한 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가톨릭계는 이같은 보도들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CP는 "가톨릭 보수 신학계는 언론들이 자신들의 어젠다에 힘을 싣고, 동성애는 더 이상 죄가 아니라는 시각을 퍼뜨리고자 교황의 발언을 이용한 데 대해 불만을 가질 듯하다"고 전했다.

풍자를 주로 하는 가톨릭 뉴스 웹사이트인 '아이 오브 더 타이버(Eye of the Tiber)'는 일부 언론들의 이같은 태도를 비꼬며, "뉴욕타임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든 가톨릭 교인들의 동성애적 의무를 선포했다고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한편, 교황은 동성결혼과 낙태, 여성 사제 허용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에 반대하는 가톨릭 교회의 기존 입장에 근거한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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