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를 소재로 한 작품.   ©김철관

폭풍, 태풍 등 폭우 속에 운율을 느끼며 작가의 내면을 치유한 사진전시회가 열렸다.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나우'에서 지난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열리고 있는 춘우 송승진 사진작가의 <치유를 위한 '비'시리즈, Rain Series For Healing>전(展)은 자연의 음악적 요소가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풍경사진 30여점을 선보였다.

지난 16일 오후 갤러리에서 만난 송승진 작가는 "사진작품들은 집사람, 집안, 아이들, 사회생활 등을 하면서 싸인 작은 상처나 콤플렉스를 해소를 하기 위해 시작했다"면서 "치유를 위한 비시리즈 사진 촬영이 해소책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품 속에 빨간 꽃이 유난히 많은 것은 나의 상처와 아픔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면서 "폭우나 태풍 속의 현장 상황 속의 빗소리가 음률로 들리면서 쭉 빠져들었고, 자연의 오케스트라 현장처럼 그 음률에 맞춰 연신 셔터를 눌러 만든 사진작품"이라고 말했다.

송 작가는 "작품을 하면서 많은 느낌의 비를 만나서 좋았다"면서 "환희에 삼페인을 터뜨리는 듯 기분 좋은 비, 마음을 차분히 위로해주는 다정다감한 비의 느낌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픈 상처를 흔적 없이 씻겨주는 퍼붓는 소나기와 떨림에 넋을 빼앗긴 적도 있었다"면서 "태풍이 몰고 온 엄청난 폭풍우에 자신의 몸을 한껏 낮추어 순응하는 자연의 겸손한 지혜를 배우는 것은 덤이었다"고 피력했다.

이날 갤러리 나우 이순심 대표는 "송 작가는 그래픽 디자인을 한 후, 사진을 한 작가로서 디자인 쪽의 감각이 사진에 서려 있다"면서 "이번 작품 '치유를 위한 비'는 태풍이나 폭우 등 비가 억수로 많이 오는 상황에서 야간에 촬영한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송슨진 작가(좌)가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철관

이어 그는 "아무도 없는 야간에 비에 운율과 리듬을 느끼며 스스로 자기 치유를 한 작품들"이라면서 "그래서 '치유를 위한 비'시리즈라고 전시 제목을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춘우 송승진 작가의 작업 노트이다.

"비시리즈는 치유를 위한 자연의 음악적 요소를 갖고 있다. 소외받고 상처 받은 자신을 위로하는 오케스트라 무대가 되고 나는 그 무대의 중앙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되는 기분 좋은 나르시시즘에 빠지기도 한다. 때로는, 관객이 되어 귀를 때리는 함성 속의 무아지경에 빠져 카메라의 셔터를 미친 듯이 눌러대는 것이다. 겹겹이 쌓아온 과거와 현재의 고통은 모두가 자기방어적인 콤플렉스가 주된 원인이 되어 가끔은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하는 것이었는데, 나에게는 그 상처의 치유를 위한 일련의 작업이 필요하였다. 비 시리즈에 유난히 많이 등장한 빨간 수련은 뜨거운 심장이며 아픔의 상징이다. 역시 이것을 치료해주고 위로해주는 것은 줄기차게 내리는 비가 제격이다."

송 작가는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이후 인터넷 사진 사이트에 '아름다운 우리나라' 시리즈를 연재했다. 저서로 <춘우의 아름다운 우리나라>(성안당, 2011년), <춘우 송승진의 풍경사진 잘 찍는 법>(소올메이트 출판사, 2013) 등이 있고, 지난 3월 개인전 '상상의 문'전(갤러리 나우)를 시작으로 이번 전시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현재 사진 잡지 <월간 DCM>, 산악 전문 잡지 <월간 mountain>에 풍경사진을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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