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목사   ©선한목자교회

어제(13일) 여수 애양원에 있는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에 다녀왔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별명이 삼경(三驚)목사라고 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을 만나면 세 번 놀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외모가 초라하고 볼품이 없어서 첫 번째로 놀라고, 두 번째, 그 조그마한 체구에 품어져 나오는 소리에 놀라고, 세 번째는 설교말씀에 놀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별명이 삼경목사입니다.

제가 손양원 목사님께 특별히 감사하는 것은 손양원 목사님께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 수 있음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원수도 사랑할 수 있느냐?' '예수님을 믿으니 순교도 할 수 있느냐?'

다들 자신 없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손양원 목사님은 우리는 할 수 없으나 주님은 할 수 있게 해 주심을 삶으로 증명해 주셨습니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 순교 기념관에서 제 눈길을 끈 글이 있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암살당하기 몇 달 전에 손양원 목사님을 오산학교 교장으로 청빙하고자 애양원을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손양원 목사님은 환우들을 버리고 갈 수 없다고 김구 선생님의 부탁을 고사하셨습니다. 그때 김구 선생님이 손양원 목사님께 써 주신 글입니다.

조선 후기 이양연의 시입니다. 내용은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발걸음을 어지러이 말 것은) /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이) / 遂作後人廷(수작후인정: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기에)"이다. 이런 내용입니다.

눈 내린 들판은 길을 잘 알아볼 수 없는 상태라, 사람들은 먼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발자국을 보게 되면 그 발자국을 신뢰하고 그것이 길이겠거니 하고 따라가게 됩니다. 그러니 먼저 걸어가는 사람은 그 걸음을 신중히 해야 합니다.

"내가 디딘 발자국은 뒷 사람의 길이 된다"

제게 그 글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정말 손양원 목사님처럼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잊었는데, 손양원 목사님 순교기념관으로 가는 길에 하영이가 어릴 적에 저에게 손양원 목사님에 대하여 질문을 하였답니다.

"아빠는 누가 날 죽이면 그를 용서할 수 있겠어요?"

그 때 제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대답하였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답니다.

"아빠는 그 사람을 양자로 삼을 수는 있겠어요?"

그 질문에 제가 그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대답하였답니다.

하영이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정말 손양원 목사님처럼 살 수 있을까? 자꾸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아지는 것이 손양원목사님은 원수도 사랑할 것이다. 순교할 것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사셨을까? 아니었을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손양원목사님께서 두 아들도 순교하고 자신도 순교할 것을 목표로 살았다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셨을 것입니다.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하니, 나환자촌인 애양원으로 가서 목회하셨고, 두 아들 죽인 원수도 양자삼았고, 순교하신 것입니다.

저도 '나는 원수도 사랑할 것이다' '순교할 수 있다' 장담하는 것이 부질없는 일임을 압니다.

오직 24시간 주 예수님만 바라보며 살기 원합니다. 주님께서 길이시니 주님 계신 곳에 저도 있고 주님 가시는 길을 저도 가기만 원할 뿐입니다.

※ 이 글은 선한목자교회 홈페이지에 게제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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