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선행이 시작됐다. 국내에선 계속된 폭우로 수해 피해를 입은 교회와 이재민을 돕기 위한 사랑의 손길이 분주하다. 해외에 나간 단기선교팀과 의료봉사단도 저마다 현장에서 복음 사역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기록적인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에 많게는 55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충청남북도와 경상북도, 전라북도 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곳곳에서 축대가 무너지고, 토사가 집과 도로를 덮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 및 실종자를 50명으로 집계했다.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80여 명에 달한다. 이번 장맛비는 주말까진 소강상태가 이어지다 내주 초부터 다시 집중호우가 예보돼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빗줄기가 잠시 그친 틈을 타 교계 단체와 교단, 개교회의 이재민 돕기 지원 활동이 본격화됐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은 이번 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 지역을 찾아 피해 실태를 살피고 지역 기독교연합회 등과 협력해 긴급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교봉은 지난 2007년 서해안 원유유출사고 당시, 한국교회는 80만 명의 방제 자원봉사를 통해 피해 극복에 앞장선 바 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경북 예천뿐만 아니라 충청권과 전라권의 수해 피해가 심한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각 교단의 복구 지원 활동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이철 감독회장과 충북연회 박정민 감독 등 교단 관계자들은 충북 괴산군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교회와 마을을 방문해 그리스도의 위로를 전하고, 긴급 구호금을 전달했다. 피해가 심한 교회에 대해서는 교단 차원의 신속한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중부연회 희망봉사단은 이 지역에 복구 지원을 위한 봉사 인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각 교단마다 긴급 구호헌금 모금도 시작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노회별로 수해를 입은 교회를 파악한 후 수해 구호헌금 모금에 들어갔으며, 기독교한국침례회도 ‘폭우 피해 구호 헌금’ 모금을 교단 차원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합동 측 등 교단들도 이번 주일에 수재민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복구 지원을 위한 특별헌금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재민을 돕기 위해 발 빠르게 현장에 달려간 교회도 있다. 군포제일교회는 지난 17일 경북 예천 진평2리 지역에 이동 밥차와 봉사팀을 보내 마을 주민들에게 따뜻한 국과 밥을 제공했다. 교회는 갑작스런 폭우로 졸지에 집과 논밭을 잃은 주민들이 겨우 마을회관에 임시 거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체없이 봉사팀을 꾸려 현장으로 달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봉사자들은 이재민뿐 아니라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는 소방대원, 경찰 등 90여 명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대접하고 커피 한잔으로 지친 심신을 위로했다.

국내 수재 현장 곳곳에서 성도들이 흘린 구슬땀 못지않게 해외 의료 봉사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매년 필리핀의 극빈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의료선교를 펼쳐온 ‘힐링핸즈’가 올해도 필리핀 불라칸 판디 지역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진행했는데 사흘간 무려 1,300여 명을 진료하는 강행군이었다.

‘힐링핸즈’는 한교연 회원단체인 성누가회 소속의 크리스천 의사 간호사로 구성된 의료봉사팀으로 매년 필리핀의 극빈층이 사는 마을을 찾아 내과, 치과, 한방과, 약국을 운영하며 진료를 겸한 치료를 해왔다. 올해 방문한 불라칸 판디 지역은 마닐라의 쓰레기 마을 주민들을 이주시켜 만든 대표적 빈민촌으로 의료선교팀은 이곳 3군데 동네를 현지에 파송 선교사들과 함께 순회하며 의료봉사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은 휴가와 쉼을 통해 재충전하는 절기지만 크리스천에겐 복음을 전하기 좋은 계절이다. 각 교회마다 지역 노방전도, 또는 해외 단기선교팀을 파송하는 건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전도하는 데 쓰겠다는 의지와 열정의 표시다.

그런데 전도는 꼭 전도지를 들고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나 가가호호 집을 방문해 복음을 전하는 게 다가 아니다. 때론 성도의 선한 행실이 백 마디 웅변보다 강한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다. 수해 등 각종 재난 현장에 성도들이 달려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나누고 해외에 가난한 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하는 데 힘써야 할 이유다.

우리가 할 일은 성령의 능력 안에서 오직 그리스도만 전하고 그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다.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말고는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 것이지 내 능력과 수단에 있지 않다.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 모든 것을 결정지을 것이란 착각에 빠져선 안 된다는 말이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딤후4:2). 성도들이 올 여름 하나님이 주신 귀중한 시간을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산다면 하나님의 때에 알곡을 거두실 것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