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식 작가 그의 정원
윤민식 작가가 그녀의 작품 ‘Colorful Conversation’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진 기자

기독교 미술의 윤민식 작가는 작품 활동을 하기 전에 독특한 기도의식을 한다. 윤 작가는 타락과 구속을 상징하는 미술적 표현행위를 통해, 작품을 만들기 전에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며, 그분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회복을 작품에 담고 있다.

최근 극동방송에 위치한 극동아트갤러리에서 개인 전시회 ‘그의 정원’을 개최한 윤 작가를 전시회 중에 만나 인터뷰했다. 2개의 중보기도팀을 섬기고 있을 정도로 기도에 열심인 윤 작가는 “기도가 그의 작품과 삶의 핵심”이라며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삶을 회복한 간증을 전했다. 아래는 윤 작가와의 일문일답.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A. 마음의 생각과 느낌을 상징화시키거나, 사물이나 또 다른 이미지에 투사해 간접적으로 표현해내는 그림을 그리는 기독교 미술 작가이다.

Q. 이렇게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있나?

A. 학부 때는 디자인을 공부했다. 나중에는 회화로 바꿨다. 그런데 디자인적 요소가 나의 회화작품에도 좀 영향을 줬다.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그림언어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Q. 그림을 그리기 전 독특한 기도의식을 하는 것 같다. 무엇인가?

A. 캔버스가 처음에 하얗지 않나? 이것은 죄가 들어오기 전 아담을 상징한다. 그리고 여기에 검정색으로 모두 칠한다. 이것은 죄가 들어온 것을 상징한다. 그 후에 빨간색으로 덧칠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보혈로 죄에서 구속됨을 상징한다. 이런 작업을 하나의 기도의 형태로 하고 있다. 이것은 작품에 시각적으로 표현되거나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 작업을 하는 것은 내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한 것과 구원의 확신에 대한 표현이다.

Q. 왜 그런 의식을 하기 시작했나?

A. 어느 날 그림을 그리다 보니 흰 캔버스를 보며 어떻게 무엇을 그릴까 고민했다. 그러다 ‘하나님도 나를 만드실 때, 이런 고민을 하셨을까?’라고 문득 생각했다. 처음에는 나를 흰 캔버스처럼 깨끗하게 만드셨을 텐데 아담 혹은 나로 인해 죄가 들어왔다. 그 다음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해 짐과 구원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만드는 창조자는 아니지만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로 ‘나도 그렇게 한번 해봐야겠다. 그러면 믿음의 고백도 되고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셨을 때 그 느낌도 뭔지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작업을 하면서 흰 캔버스에 검정색을 칠하는 것이 결코 유쾌하지 않다. 나는 작업을 할 때, 한 번에 한 작품만 집중하지 않고 여러 작품을 왔다 갔다 하며 진행한다. 그래서 내가 한꺼번에 한 10장 혹은 그 이상의 캔버스를 펼쳐놓고 검정색으로 칠해 놓으면, 온 작업실이 깜깜해진다. 그러면 기분이 굉장히 묘하다. 기분 나쁠 정도로. 그리고 다시 여러 장의 캔버스에 붉은색으로 확 칠하면 따듯하면서 뜨거운 느낌도 든다. 또 어떤 면에서는 붉게 물든 캔버스들에서 약간의 공포감도 든다. 어쩌면 ‘피에 물든 예수님이 이럴 수도 있었겠다’고 느꼈다. 이 그림이 다 마르면 다시 흰색으로 덧칠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해진 것’을 상징한다.

윤민식 작가
극동방송사옥에 위치한 극동아트 갤러리에서 윤민식 작가 ©이상진 기자

Q. 중보기도에도 열심이라고 들었다.

A. 2개의 중보기도팀에서 팀장으로 섬기고 있다. 예전에는 나 자신과 남편, 가정을 위해서만 기도했다. 지금은 아침에 1시간씩 기도하며 나라와 민족과 주변의 지체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아침기도를 마치고 작업실에 앉으면 은혜와 사랑이 내 마음에 흐른다. 그 은혜로 그림을 그린다.

 Q. 중보기도가 그림에 적용되는 부분이 있는가?

A. 나는 그림에 대해 하나님께 기도할 때, 내 그림을 보는 분들이 기쁨, 회복, 치유, 감사가 있기를 기도한다.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이것을 누리면 좋겠다. 그래서 실제로 종종 내 그림을 보시는 사람들로이 마음이 평화를 얻거나 따듯함을 느낀다고 피드백을 주시는 경우가 있다.

Q. 기도하는 중에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하는가?

A. 작품을 만들려고 고민하는 과정에 구상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머리 속에는 물음표로 가득찼다. 그래서 기도하를 하며 떠오른 이미지가 있었다. 다섯 이파리를 가진 꽃이었다. 그 그림이 ‘그의 정원-1’이다. 내가 본 환상과 아주 형상이 같지는 않았지만 큰 틀에서 모티브가 됐다. 다섯 이파리의 꽃에 대해 검색해보니 ‘도라지꽃’이 있었다.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다. 나는 이것을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내가 이번에 이스라엘 성지를 다녀왔다. 그런데 이것도 다섯 이파리더라. 이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내 전시의 주제가 그때부터 ‘그의 정원’이 됐다. 그래서 작품 ‘Colorful Conversation’은 주님과의 다채로운 대화를 색깔로 표현한 것이다.

Q. ‘결혼 후 그림을 한동안 안 그리다 다시 그리게 됐다’고 했다. 그 계기는 무엇인가?

A. 아이들을 키우면서 좀 힘들었다. 아들 두 명이 있다. 사춘기 자녀들과 갈등이 있었다. 이들이 꼭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엄마의 욕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믿지 않는 남편과의 신앙적 갈등도 있었다. 그래서 이런 것 때문에 오랜 시간 기도하게 됐다. 그러면서 기도훈련을 받게 됐다. 그러는 과정 가운데 주변에서 기도의 동역자들이 ‘그림을 다시 시작할 것’에 대해 영적인 조언과 격려를 해줬다. 나는 그것이 주님의 인도하심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Q. 그런 갈등을 통해 깨달은 ‘회복’의 메시지 중 나눠줄 만한 것들이 있는가?

A. 성경에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라는 메시지가 있다. 우리 집은 갈등이 참 심했다. 남편이 교회를 못 다니게 억압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새벽기도를 지키고 예배에 충실했다. 나는 하나님 앞에 붙어있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억압이 너무 심해서 남편과의 관계에서 이혼까지도 고려했다. 남편의 눈에는 사춘기의 아이들과 교회에 미쳐있는 아내가 달갑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때가 되니 하나님이 남편의 마음을 바꿔주셨다. 나는 믿는 자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하나님께 붙어있으면 때가 되면 이루신다. 나는 자녀들을 위해서는 좋은 학교에 가기를 위해 기도했다. 그런데 내가 원하던 학교에 하나님이 자녀들을 보내주시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게 맞는 학교에 보내주셨다. 남편도 아이들도 때가 되어 아름답게 섰다.

Q. 어떻게 기도했는가?

A. 하루에 10시간도 한 적이 있다. 정말 열심히 했다. 매일 기도하고 말씀보는 시간이 한 8년 정도 가까이 됐다. 그런데 그동안 하나님께서 에언으로 꿈으로 환상으로 인도해 주셨다. 그런데 사람들이 쉽게 ‘기도해도 안 되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얼마만큼 했는가’가 중요하다. 나는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환도뼈가 끊어질 정도로 기도했던 것처럼 기도했다. 정말 환도뼈가 부러지는 것처럼 기도했다. 교만스럽게 들릴까봐 조심스럽다. 우리 가정은 많이 부하지는 않았지만 세상적으로 보면 부족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 항상 영적으로 갈급했다. 믿지 않는 남편과 믿는 아내 사이의 영적 갈등, 그 부부관계로 인해 영향을 받는 아이들… 감사하게도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큰 문제 없이 날 이끌어 주셨다. 내가 그 8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이길 힘과 피할 길을 주셨기 때문이다. 피할 길을 주시고 숨겨도 주셨다. 그리고 세워주셨다. 그런데 요즘들어 모든 것이 평안해져서 그림만 열심히 그린다. 그런데 내가 기도를 잠시 놓으면, 내가 무엇을 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잘 모른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 민감해져서 무엇이 문제인지 빨리 깨닫고 빠르게 돌아올 수 있다.

Q. ‘그림을 판매하는 것이 영혼을 판매하는 것과 같다’라고 하셨는데.

A. 결국에는 삶을 살아가면 내 안에 쌓인 언어가 있다. 세상에 대한, 자녀에 대한, 신앙에 대한 언어. 그리고 기쁨이든 아픔이든 추억이든 기억이든 내 안에 쌓이게 된다. 나에게 그림이 언어이다. 이것을 끌어올려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계속해서 거듭나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노력하고 산다. 어떤 것들은 회복되고 어떤 것들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그런데 회복된 것들이 내 그림이 되는 것이다. 회복된 마음, 회복된 관계, 회복된 사랑 이런 것들이 나의 그림 언어로, 색깔로, 공간으로, 형태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미술 작품을 살 때는 작가의 영혼이 좋기 때문에 그림을 사는 것이다. 작가의 영혼이 아름답기 때문에, 그 영혼이 나와 통하기 때문에 그 영혼을 그림을 통해서 취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림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나는 그림을 통해 나의 언어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 끝까지 이 길을 가고 싶다.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그 꿈이 꼭 이뤄지면 좋겠다(웃음).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너무 좋다. 이것이 너무 감사하다. 밥 먹고 그림만 열심히 그리는 것 같다.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얻어지는 물질이 있다면, 선교에 쓰고 싶다. 나는 선교에 꿈이 있다. 해외 선교이든, 물질로 후원이든, 문화선교이든.

다음은 윤민식 작가가 추천한 그의 작품 몇 점과 작품해설이다.

윤민식 작가 그의 정원
윤민식 작가의 작품 '그의 정원' ©윤민식 작가 제공

작품 소개: ‘그의 정원-1’

“쉬고 있던 그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날도 작업실에 앉아 답답하고 두려운 마음을 주님께 고백하며 은혜와 자비를 구하면서 기도하던 중 가슴안에 확실하고 분명하게 형상이 찍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기도를 멈추고 곧바로 그렸다.

다섯 이파리를 가진 커다란 꽃과 잔잔한 작은 꽃과 가시관을… 내가 본 그 꽃 형상을 가진 꽃은 도라지 꽃이었고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었다.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않는 사랑이다. 너무나도 정확히 딱 떨어지는 응답이라 생각했고 그때부터 그 꽃을 모티브로하여 많은 작품을 그렸다.

그렇게, 그의 정원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정원에서 꽃들은 영원한 사랑으로, 영원히 지지 않는 꽃으로 별로 반짝이고 있다. 우리 믿음의 삶이 이 땅에서 끝나지 않고 본향을 향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주님과 영원히 함께하는 것처럼…”

윤민식 작가 그의 정원
윤민식 작가의 작품 '축복의 땅-1’. ©윤민식 작가 제공

작품소개: ‘축복의 땅-1’

“밤늦도록 작업을 하다가 많이 지쳐 잠시 의자에 않아 찬송을 들으며 쉬고 있었다.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 볼 때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형용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이 나를 캔버스 앞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내가 바라고 꿈꾸는 그 땅을 생각하며 그린 작품이 축복의 땅이다.

오랜 세월 세상에 얽매이고 나 자신을 가두었던 것들을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벗어버릴 수 있었다. 그 진정한 자유함을 기도를 통해 누리게 되었고 그 아름다운 땅을 나만의 언어로 재해석해 작품에 투영시켰다.

그림 속에 쉼의 공간이 있고 꽃이 만발한 그곳에서 그분과 차를 마시고 대화를 하고 교회들이 곳곳에 있고 작은 물고기들은 조용히 그리고 활차가게 놀고 있다. 그곳이 내가 꿈꾸는 그분과 함께하는 축복의 땅이다.”

윤민식 작가
윤민식 작가의 작품. ‘축복의 통로-1’. ©윤민식 작가 제공

작품소개: ‘축복의 통로-1’

“성경에 보면 그릇에 대한 비유가 나온다. 정결한 그릇, 금 그릇, 은 그릇, 깨진 그릇, 쓸모있는 그릇, 밖에 버려진 그릇… ‘나는 어떤 그릇인가?’라는 질문으로 몇 날 며칠을 묵상하며 기도했다.

15년 전 두 번째 전시를 할 때 그렸던 그릇 작품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생각해보았다. 지금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중보기도자로 살기 위해 매일 열방, 나라와 민족, 교회, 믿음의 동역자들 위해 기도하고 있다.

중보기도를 통해 누리는 기쁨과 감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사랑이 깊다. 정말 긴급한 동역자들의 중보 요청이 들어오면 잠을 자는 그 순간에도 성령님이 나를 통해 기도하게 하시고 신실하게 응답해주심을 보게 하셨다.

진정한 축복의 통로란 무엇일까? 기도로, 내게 주신 달란트로 주님을 섬기고 사랑하고 내 그릇을 통해 온 땅에 흘러갈 수 있기를 소망하며 축복의 통로를 그렸다.”

윤민식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 조형대학원졸업
제28회 조선일보광고대상 신인부 ‘대상’ 수상
‘선미’ 손수건디자인 공모전 입상
제30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특선
제43회 국제현대미술대전 가작, 입선

전시회 이력

제1회 인데코화랑
제2회 ‘그림으로 묵상 합니다’ 갤러리 아트 앤(롯데백화점)
제3회 First Presbyterian church (Lexingtin,Kentucky,USA)
제4회 ‘그의 정원’ 갤러리 누리(고양 아람누리)
제5회 ‘그의 정원’ (Colorful conversation with Jesus)극동방송국 극동 갤러리
외 초대전 및 회원전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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