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은 연구원
임주은 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홈페이지 사진 캡처

문화선교연구원 임주은 연구원이 최근 문화선교연구원 홈페이지에 ‘아날로그 감성에 빠진 MZ’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임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호황을 누리며 가맹점 수를 늘려온 산업 시장이 있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혼자 놀던, 여럿이서 놀던 마무리 코스에는 꼭 넣어야 한다는 ‘셀프 포토부스’(포토 키오스크)”라며 “2017년 경,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브랜드인 ‘인생네컷’을 시작으로, ‘포토이즘’, ‘포토매틱’, ‘포토시그니처’, ‘하루필름’ 등 다양한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사실 셀프 포토부스는 90년대 말, 이미 ‘스티커 사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카메라로 촬영하고 현상한 후에 사진을 받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던 터라,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빠르게 결과물을 볼 수 있었던 스티커 사진이 획기적인 신문물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고, 결과물을 원하는 대로 보정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며 스티커 사진의 인기는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매일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에 고화소 카메라가 달려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데 아날로그 감성의 사진들이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그것도 오늘날의 10~20대 사이에서 과거의 전유물이 사랑을 받게 된 건 셀프 포토부스만이 아니”라며 “‘필름 카메라’와 ‘LP판(레코드판 바이닐)’을 구매하려는 청년들이 급증하며 요즘에는 없어서 못 살판이라고 한다. 덩달아 ‘필름 사진 현상소’와 ‘턴테이블 매장’도 핫해졌다”고 했다.

이어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그 시대에는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며, 촌스럽다는 이유로 외면받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며, 촌스럽다는 이유로 사랑을 받게 됐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러한 현상들을 레트로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나, 곧 지나갈 반짝 트렌드 즈음으로 여기기에는 MZ세대의 태도가 너무나 진심이다. 과연 아날로그의 어떤 매력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이들을 다시 끌어당기게 된 것일까”라고 물었다.

임 연구원은 “편리함과 효율성 대신 추억을, 완성도보다는 감성과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는 기꺼이 소장가치에 소비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장수만 촬영할 수 있는 방식은 우리로 하여금 한 컷 한 컷 조심스럽게 찍어야 될 것 같은 ‘희소성’을 느끼게 한다”며 “현상소에 맡겨 비교적 긴 시간과 복잡한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결과물은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또한 좋아하는 음악이 담긴 LP판을 어렵게 구해 소장하며, 직접 손으로 만지고 음악을 켜는 행위는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감각을 동원하게 만들고, ‘물성’의 가치를 깨닫게 해 준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요즘 청년들이 레트로 자체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려면 요즘 시대와 감성에 맞는 재해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며 “모노톤의 2x6 사이즈로 시작한 인생네컷의 프레임이 점차 다양해지고 컬러풀해진 것도, 투명색이나 다양한 이미지를 입힌 한정판 바이닐 LP판이 만들어지는 이유도, 또한 귀여운 필름 카메라 자판기가 만들어지고, 힙한 필름 현상소가 생겨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사역자와 교사들끼리 이런 내용의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된다. 교회는 분명 하나의 진리와 신앙을 가르치는 곳임에도 그 방식에는 시대별·세대별 문화 차이가 있다”며 “그런데 사회에서 일어나는 트렌드 현상들을 보고 있노라면, Z세대가 전통이나 과거의 전유물을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히려 자신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것이지만 신선하게 여기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때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강요나 주입식의 방식이 아닌, 수용자들이 자체적으로 선택하며, 재해석·재생산의 과정을 충분히 거칠 때 가능해진다”며 “지금 시대가 가진 상식과 충돌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통과 과거의 전유물들을 그대로 주입하려고 한다면, 청년들은 그런 분위기의 교회를 진심으로 사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할 신앙의 전통들이나 교회의 분위기들을 다음 세대가 수용하고, 더 나아가 그들만의 방식대로 교회 문화를 재해석·재생산해낼 수 있도록 가르침과 동시에 여유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신앙의 본질이 삼위일체 하나님임을 가르치되, 그 외에 교회의 문화들은 시대와 세대에 맞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켜봐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주도하는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 대표 트렌드가 된 것은, 한국교회에도 유의미하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팬데믹을 지내오면서 한국교회는 예전을 비롯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디지털화해야만 했다. 코로나19로부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많은 것들을 만들고 해내 온 교회들이 대단하다”며 “하지만 동시에, 교회 안에서 성도들로 하여금 희소성이나 물성을 느끼게 하는 자극들이 감소된 것도 사실이다. 성경책을 펼치고 얇은 종이를 ‘바스락’ 거리며 넘기는 소리라든지, 괜히 마음이 웅장해지면서 또 숙연해지는 오르간 소리라든지, 주님의 몸과 피로 준비된 성만찬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라든지, 성도들과 함께 추억을 나눌만한 사역들에 참여한다든지. 오히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신앙심을 자극하는 교회의 물리적인 것들의 소중함과 그리움을 깨닫게 되는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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