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화 바른인권여성연합 상임대표
이봉화 바른인권여성연합 상임대표 ©김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를 공약했다. 정말 폐지로 이어질 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국가 행정부의 한 조직이 존폐 기로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여가부는 어쩌다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걸까. 윤 당선인의 공약이 있기 전부터 여가부 폐지를 주장해 온 바른인권여성연합의 이봉화 상임대표를 만나 이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이 대표는 정무제2장관실 여성정책담당관, 서을특별시 복지여성국장, 서울특별시 여성가족정책관, 보건복지부 차관 등을 지낸 ‘여성정책 전문가’다. 이 대표는 또한 기독교인이기도 하다. 아래는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현재 여가부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A. “여가부는 하나의 행정부처다. 여성과 관련된 행정이 주업무인데, 지금의 여가부는 지나치게 이념화 되어 있다. 소위 말하는 ‘급진 페미니즘’이 여러 정책에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 남녀 성갈등을 비롯해 그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

Q. ‘급진 페미니즘’이 뭔가?

A. “흔히 ‘페미니즘’ 하면, 남성에 비해 차별받아온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자는 정도로 이해한다. 그런 것이면 사실 크게 문제될 건 없다. 그런데 여가부 정책들에서 보이는 ‘급진 페미니즘’은 단지 그런 차원이 아니다.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라는 사회구조에서 악압받고 있다고 보고, 그런 구조 자체를 철폐해야 한다는 이념이다. 여기에서 여성의 문제는 단지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해방’의 문제가 된다.”

Q. 그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A. “대표적인 게 남녀 성갈등 아니겠나. ‘남성에게 억압받는 여성’이라는 프레임에서 이런 갈등은 어쩌면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마르스크주의에서의 계급 갈등과 유사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면 아예 남녀 성별 자체를 부정하는 ‘젠더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 데까지 이른다. 행정을 하는 부처에서 이런 모습이 보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다움 어린이책’을 추천했는데, 이 책에 외설적 성행위가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여가부는 노골적이고 급진적인 성교육을 통해 성적 자유와 방종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Q. 여가부가 실제 여성들에겐 도움이 되나?

A. “겉으로는 여성의 권익을 대변한다고 포장하지만 결국 이념 편향적인 일부 여성단체들의 이익을 챙겨주기 바쁘고, 여성을 보호하기 보다는 여성을 정치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있는 셈이다.”

Q. 현재 우리나라의 남녀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A. “유엔개발계획(UNDP)의 2018년 국가별 성평등지수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0위를 차지했다. 물론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여권이 상당히 보장받고 있는 나라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가부는 여전히 낡아빠진 가부장제 운운하며 여성을 일방적인 피해자, 남성을 잠재적인 가해자로 지적하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을 지속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 ©뉴시스

Q. 여가부가 여성만이 아닌 가족, 청소년 등 다른 업무도 맡고 있어서 폐지는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다.

A. “그런 업무는 복지부, 교육부, 인권위, 경찰청 등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그런 업무들은 여가부가 애초부터 맡았던 것이 아니었고, 다른 곳이 하던 것을 단지 가져온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돌려주면 된다. 이것이 행정 효율면에서도 더 낫다. 여가부가 가족이나 청소년 등의 업무를 복지부 등 다른 부처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근거가 대체 뭔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Q. 여가부 폐지에 어느 정도의 국민들이 공감할 거라고 보나?

A. “많은 국민들이 이미 수차례 여가부 폐지를 요구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현재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여가부 폐지’ 청원이 2천 개가 넘는다. 우리 국민들이 다른 어느 부처와 관련해 이 정도의 폐지 요구를 한 적이 있던가. 이것만 봐도 여가부는 폐지하는 게 맞다.”

Q.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남녀평등이나 성차별과 같은 문제는 특정 행정부처가 주도적으로 나서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우리 영역의 구성원들이 합리적 대화와 소통, 토론과 논의를 통해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다. 그런 점에서 여가부는 그 역사적 소명을 이미 다했다.”

※ 바른인권여성연합은

“개인의 보편적 인권과 조화로운 여성 인권이 향유되는 미래를 위해” 지난 2019년 12월 창립했다. △여성과 아동 및 청소년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에 관한 미래지향적 가치 정립 △자유민주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올바른 인권 운동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정책 제안 △사회와 가정에서 여성의 바람직한 권리행사를 응원 △여성의 역할과 책임 다하는 사업 발굴·실행 △인권전문가양성 및 인권보호교육 등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바른인권여성연합은 설립취지문에서 “여성운동은 1990년대 이후로 남성과 여성 사이에 대립과 분열을 초래하는 여성주의 운동으로 변질되고, 오늘날 강력한 권력 집단이 되어 오히려 개인의 보편적이고 자유로운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왜곡된 여성주의 운동으로 인해 성별과 세대를 하나로 묶는 토대인 가정공동체가 무너지고, 가족 구성원 간의 이해가 상충하며 소모적인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건강한 가족과 가족을 기본단위로 한 공동체 문화가 쇠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여성주의 운동을 반성하고 남성과 여성의 바람직한 관계와 역할을 찾기 위해 우리 모두가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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