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수 교수
가진수 교수
“그녀가 이 세상에 들려주었던 수천편의 찬송가에서 잘못된 곡조는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 이 세 가지 화음은 항상 우리들을 지배합니다. 그녀는 전혀 비관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찬송가에는 항상 소망의 찬송만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그녀가 찬송가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얻고자했던 것이 있다면 오직 죄 가운데 죽어가는 영혼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위로하고 새로운 삶으로의 확신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속 새벽, 노여움으로 부서진,
묻혀있던 은혜는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 느끼면서,
사랑스런 손이 닿고, 친절함에 깨어나면,
끊어진 끈은 다시 한 번 더 진동할 것이니.

“그녀의 찬송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참회의 눈물을 이끌어냈으며, 말할 수 없는 많은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그녀는 모든 사람이 아무리 약해 쓰러진다고 해도 반드시 주님이 주시는 구원에 의해 회복될 것이라는 것을 믿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설교가 끝난 후, 패니 크로스비에게 바쳐 진 많은 송덕문에서, 브라운 박사는 모인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한 친구에게 찬사와 왕관을 바치기 위해 왔습니다. 이 ‘찬송가 여왕’이 죽음의 굴레를 벗고 하늘의 영광으로 간 것에 우리는 훌륭한 경의를 보내야만 할 것입니다.”

브라운 박사는 크로스비 기념관으로 알려지게 될 패니 크로스비를 추모하는 새로운 ‘구원 기념관’을 그들의 제안대로 브리지포트에 세우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니 크로스비
패니 크로스비의 장례식이 열렸던 브리지포트의 골든힐 연합감리교회 ©가진수 교수 제공

사람들이 교회를 떠날 때, 모두 보라색이 빛나는 제비꽃을 받았다. 관을 지나면서, 그들은 그 꽃잎을 다정하게 그녀 옆에 놓았고, 꽃으로 뒤덮인 침대에 잠든 패니 크로스비와 이 땅위에서 영원한 이별을 했다.

“그녀는 훌륭한 시인이자 수호천사, 그리고 소망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패니 크로스비가 하나님의 은혜로 소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도왔던 것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들을 용서의 빛으로 돌아가도록 만듭니다. 크로스비 기념관은 이 도시에 특별한 명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항상 훌륭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브라운 박사는 ‘주 안에 있는 나에게’(찬송가 370장)과 ‘내 영혼에 햇빛비치니’(찬송가 428장)의 작사가인 필라델피아의 엘리자 에드먼즈 히윗이 다른 찬송가와 함께 그에게 보낸 시를 암송하면서 그의 연설을 끝냈다.

패니 크로스비가 죽었을 때, 그녀는 어린 아기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모든 것을 드디어 보게 되었다. 그녀가 첫 번째 본 얼굴은 그녀의 구속자인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었다. 그분은 그녀가 이 세상에서 늘 섬기며 모셨던 분이다. 그리고 그분은 그녀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피조물”로 만든 분이셨다.

햇빛과 노래의 나라로,
우리의 노래는 새들을 날게 하고
오래도록 어둠 속에 노래하던 그녀는
이제 아름다운 빛 속에서 노래하네.
끊어진 하프의 현이 곱게 이어지고
거룩한 합창 속에서 울리기 위해
지상에서 진실 되게 불렀던 그녀의 찬송가는
영원한 종소리에 곡조를 맞추네!

그녀가 알고 있는 큰 기쁨을 누가 알리
너무도 찬란한 영광에 깨어나서,
빛나는 영광이 끊임없이 빛나는 곳,
밤의 그림자가 오지 않는 곳!
그녀의 ‘삶의 일은 끝이 났다,’ 그리고 물결 너머,
‘구속자’는 그 존재를 세우고,
그녀는 구속자를 알고 있으니,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분의 손안에 있는 못의 흔적’에 의해서이네.

오, ‘축복받은 확신이여’- 그녀의 영혼의 램프는
지상의 밤을 사라지게 하였으니!
‘기쁨의 새 노래’는 끊임없이 울릴 것이며
그녀는 그 앞에 속죄하였으리라.
‘죽어가는 자를 구원’하기 위해, 그녀의 커다란 기쁨은,
축복으로, 고향의 땅에서, 만나,
하나님의 구원의 힘을 전하니
다 함께, 그의 발아래, 경배하리.

잘 가요, 사랑스런 패니, 잠시 안녕
당신은 더 이상 그늘 속에 걷지 않을 것이며,
당신의 주위에는, 영광의 태양 빛이 미소 지을 것이기에,
어린 양은 그 물가의 빛!
언젠가 우리는 하늘 위 도시에서 만날 것이라네.
함께, 우리는 그분의 얼굴을 맞대어 볼 것이기에,
안전한, 우리가 사랑하는 ‘예수의 품에서 안전한’
함께 우리는 노래 부를 것이므로, ‘후일에 생명 그칠 때’를

패니 크로스비는 이제 그렇게 아름답게 자주 노래했던 ‘진정한 기쁨의 땅’에 묻혔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는 죽지 않았다. 그녀를 알고 있고 그녀를 사랑했던, 그리고 그녀의 햇빛의 광선이 비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녀의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찬양을 부르고 그녀의 시를 읽는 모든 사람들은 모든 것을 뛰어넘어 결코 그녀의 죽음을 허락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우리의 마음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나는 작년 10월 미국 방문 여정 중에 패니 크로스비가 태어나고 묻혀있는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주를 방문했다. 3일의 여정을 가지고 패니 크로스비의 숨결이 있는 곳들을 찾아다녔다. 약 10여 년 전에 미주 캐나다 집회 중에 잠깐 짬을 내 방문했던 아쉬움을 이번 여정에는 여러 곳을 여유 있게 다닐 수 있었다. 당시에는 패니 크로스비가 묻혀 있는 코네티컷 주 브리지포트의 묘지만을 방문했었지만, 이번 여정에는 뉴욕 맨해튼을 비롯해 패니가 태어난 곳과 집, 그녀가 어렸을 때 다녔었던 Old Southeast Church과 주일학교 건물, 오랜 시간을 보내며 남편을 만났던 뉴욕의 맹인학교, 그녀가 걷고, 마차를 타고 다녔을 여러 거리들, 그리고 그녀가 묻힌 묘지를 두루 돌아볼 수 있었다.

3일의 여정 속에서 나는 그녀가 썼던 그리고 불렀던 찬양들을 부르며 은혜 속에 다녔다.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 ‘나의 갈 길 다가도록’, ‘나의 영원하신 기업’, ‘주가 맡긴 모든 역사’, ‘오 놀라운 구세주’, ‘인애하신 구세주여’.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찬양하라 복되신 구세주 예수’, ‘찬송으로 보답할 수 없는’ 등.

뉴욕 맨해튼에서 차로 20여분 떨어진 곳, 롱아일랜드 메스패스의 ‘Olivet Mount’ 묘지에 잠들어 있는 패니 크로스비의 남편 밴 앨스타인의 묘지를 방문했을 때에는 아무리 찾아도 남편의 묘를 찾을 수 없었다. 관리인이 안내해준 대로 묘지 지도를 가지고 찾아봤지만, 작년 뉴욕에 불어 닥친 강력한 폭우와 침수로 인해 유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묘지 관리인이 알려주었다. 패니와 40년 넘게 함께했던 밴 앨스타인, 이제 아무도 찾을 수 없는 묘비와 갈수록 사람들이 찾지 않고 잊혀져갈 것으로 생각되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패니 크로스비의 묘지를 두 번째 방문했을 때에는 첫 번째 묘가 아닌 새로운 묘비로 바뀌었다. 묘비가 매우 낡아 새롭게 교체 했을 것이리라 생각되는데, 이전의 묘비와 똑같은 크기의 작은 묘비였다. 패니의 묘 주위로는 엄마 모리스의 묘를 비롯해 아버지, 형제와 자매들의 묘가 나란히 함께 있었다.

패니 크로스비
패니 크로스비의 묘비 주위로 함께 있는 부모와 형제자매들의 묘비 ©가진수 교수 제공

아, 패니 크로스비, 이곳에 잠들어 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 ‘Aunt-Fanny’(패니 아줌마)라고 쓰인 아주 평범하고 작은 묘비에 눈물이 핑 돌았다. 평생을 맡겨진 사명에 헌신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이 세상에 어떤 것도 남기지 않고 간 그녀. 하지만 그녀가 쓴 수많은 찬양은 지금도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지 않은가?

조용히 묵상하면서 눈을 감는 동안 그녀의 삶이 주마등같이 흘러 지나갔다. 묘지를 나올 때쯤 어느 중년 부부가 뒤에 기다리고 있었다. 패니 크로스비의 묘비 앞에 꽃을 놓고 기도하는 모습 속에서 아직도 그녀를 잊지 않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패니 크로스비의 묘비가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에 그녀의 찬양에 감동받은 사람들은 이후 작은 묘비 앞에 새로운 묘비를 만들었다. 하지만 초라한 묘비가 더 값있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후 늦게 돌아오면서 내내, 그리고 이후로 오랫동안 패니 크로스비의 작은 묘비의 글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흥분된 채로 남아있었다.

“She hath done what she could”

‘그녀는 최선을 다해 할 일을 했다.’

패니 크로스비
패니 크로스비의 새 묘비와 묘비명 ©가진수 교수 제공

패니 크로스비의 이 묘비명은 마가복음 14장에 나오는 말씀으로, 예수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에 집에 식사하실 때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던 말씀이다. 옥합을 깨뜨릴 때 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향유를 허비했다고 말하며 그 여자를 책망했다.

“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며 그 여자를 책망하는지라”(막 14:4-5)

그때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막 14:6-7)

그리고 다음 말씀이 패니 크로스비의 묘비의 글이다.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막 14:8)

패니 크로스비는 훌륭한 찬송 시인이자 작사가지만, 그녀의 모든 이름보다 그녀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자였다. 앞이 평생 보이지 않는 모든 삶에서 그녀는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감사하며,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파했다. ‘포기하지 말라’ ‘실망하지 말라’ 많은 어려움과 질병, 고통 속에 있던 사람들에게 패니 크로스비의 권면했던 이 말들이 지금 이 시대에 더 깊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팬데믹으로 우리의 상황과 환경이 녹록치 않게 되고 삶의 어려움들이 증폭되는 이 시기에 패니 크로스비의 말은 더 가슴 깊이 진정성으로 다가온다.

패니 크로스비의 삶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참된 예배자의 삶을 배우게 된다. 에녹과 같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녀의 지은 찬양들을 부를 때마다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패니 크로스비, 우리가 매주 부르는 찬양을 통해 그녀를 매주 만나며, 그녀의 삶을 통해 매 순간 조금 더 하나님께 나아가게 된다.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이것이 나의 찬송일세
나 사는 동안 끊임없이 구주를 찬송하리로다
나의 갈 길 가다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어려운 일 당할 때도 족한 은혜 주시네

오늘날, 그녀의 찬송가들은 여전히 어느 곳에서든 들려지고 있다. 전 세계 교회 찬양대는 여전히 그녀의 영적인 메시지를 아름다운 찬양으로 전달한다. 그녀의 찬송가는 도시의 거대하고 오래 된 파이프 오르간부터 시골의 작은 피아노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연주된다. 큰 교회에서는 수백 명의 찬양대가 부르고 작은 시골 교회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예배당을 찾은 시골의 가족들에 의해 불린다.

비록 평생 맹인이었지만, 패니 크로스비는 자신의 세월을 이 땅에서 수백만의 길 잃은 영혼들이 그리스도를 찾도록 돕는데 사용했다. 그것이 그녀의 사명이었다. 패니 크로스비, 그녀는 하나님이 그녀에게 주신 위대한 사명을 훌륭하게 잘 감당했다. 그녀는 지금 하늘나라에 있으며, 언젠가 우리들도 그녀를 만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면서 이곳에서 그녀를 느낄 것이다. 그녀의 수많은 감동의 찬양을 통해서.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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